어느 쪽에서 보는가? <요한 7, 40-53>

요사이 나라의 현상을 어느 쪽에서 보는가에 따라 다르게 보이고 다르게 판단합니다. 어느 날 상담하다 탈북한 여자가 “대한민국으로 온 것이 얼마나 잘된 것인지 감사할 따름입니다. 먹고 싶은 것 마음껏 먹지요, 백화점에 가서 싼값으로 좋은 옷을 사서 입을 수 있지요, 가고 싶은 곳 어디나 갈 수 있지요, 특별히 천주교 신자로서 하느님을 마음대로 믿고 신앙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합니다.” 그러나 이 나라에 사는 사람은 그런 것 느끼지 못합니다. 저쪽은 노동자, 농민 평등 사회 걱정 없이 신과 같은 김정은의 명을 따라 살면 먹을 것, 입을 것, 빈부의 격차도 없이 사는 사회주의를 꿈꾸며 살아가며 “이 나라는 나라도 아니다.”라고 외치고, 인공기를 흔드는 사람의 깃발 아래 나라를 혼란스럽게 하고, 질서를 무너트리고, 당파싸움이나 하고, 나라를 촛불 세력 태극기 세력으로 갈라놓습니다. 오늘도 몇 미터 거리에서 두 나라가 싸우듯이 다른 소리를 냅니다.

나는 오늘까지 서해안, 남해안을 거처 저 오지 섬 청산도까지 사람들이 사는 모습과 조용하고 평화로운 나라를 보고 땅끝마을에서 나라의 끝날을 생각하며 이 나라에 참 평화를 주시고 여기 행복하게 사는 이들처럼 조용한 아침의 나라로 살게 해주세요.” 기도하며 감사를 드렸습니다.

청산도의 분위기는 60년대 풍경이며 가난하면서도 즐거운 모습을 보고 나도 저렇게 자연에 동화되어 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늘과 땅 사이 가로막는 것 없이 하느님의 생생한 살아계신 모습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다시 완도를 돌아 지리산으로 향해 쌍계사 십 리 벚꽃 길을 따라 들어가니 방이 없어 남원까지 갔다가, 다시 다음날 지리산 노고단을 넘어 봄을 보려다가 지리산 천왕봉에 찬 서리가 가득 차고 눈으로 덮여 있는 산을 보며 봄을 느끼러 남쪽 나라에 왔는데 봄은 없고 찬 겨울만 남아 있습니다. ‘3.31 삼삼한 하루 또 시끄러운 날이 계속되겠네.’ 나는 기도합니다. 공산화가 되지 않게 되지 않도록. 이 기회에 고급 공직자들이 정화되고 나랏돈을 축낸 모든 대통령을 조사하여 다시는 이 나라가 힘 있는 자들에게 농락당하지 않고 평등하고 공평한 세상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주님을 율법학자의 편에서 보면 죽여야 할 사람이지만 자비로운 주님의 편에서 보면 살려야 할 사람입니다.

주님은 죽이는 분이 아니라 살리시는 분이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