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완성과 완성 <마태 5, 17-19>

역사의 시작은 필요와 희망에서 출발하고 완성의 단계는 오랜 시련과 시행으로 이루어진다. 예언자의 말과 율법은 시작부터 완전한 것이 아니라 역사의 과정에서 완성의 단계로 나아갑니다. 사람도 하느님의 모상으로 완전하게 창조된 것이 아니라 완성을 향해 나아가는 것입니다. 요사이 보수는 쓰레기 같고 진보만이 살 길이라고 서두르는 사람들은 미완성이 완성으로 가는 길을 모르는 사람입니다. 아이 없는 어른이 있을 수 없고 어른 없는 아이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완성된 하느님의 나라에 사는 사람은 자기 멋대로 사는 것이 아니라 더 완전한 법과 정의 안에 사는 것입니다. 너 없어야 내가 원하는 대로 잘 살고 자기 나라를 사는 것이 아니라 주님이 마련한 나라, 율법이 완성된 나라에 사는 것입니다. 율법이 완성되려면 주님이 제시한 길을 가야 합니다. 나무로 어떤 모형을 만들려면 잘라내고 잘 다듬어 보기 좋고 아름답게 만들어야 합니다. 거기에는 언제나 희생이 따라옵니다. 십자가의 죽음을 통해 죽음이 참 생명으로 완성된 것은 죽어 없어질 인생을 살리시고 생명의 완성을 보여주셨습니다.

사람들은 네가 없어야 내가 잘살고 네 생각이나 말이 없어야 내 자리가 안전하다고 하지만 나는 네가 필요한 것같이 율법을 제거해야 주님의 새로운 법이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옛 율법이나 예언자의 말이 모든 완성의 기초가 되었습니다. 본당을 이동하다 보면 가끔 전에 있던 것을 무시하고 새로 시작하는 사람이나 전 신부가 해놓은 것을 헐어버리고 새것을 만들려는 사람을 볼 때 참으로 걱정스럽습니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모두 주님이 마련하신 것입니다. 주님이 마련한 길을 따라 살아가기를 기도합니다. 가장 안전한 길이며 모든 것이 완성되는 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