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빚쟁이 <마태 18, 21-35>

우리는 내 것은 하나도 없고 모두가 공짜로 사용하며 빚을 지고 살고 있습니다. 생명의 원천인 태양의 힘도, 공중에 떠 있는 공기도, 땅속에 있는 물도 노동의 대가만 치르면 공짜입니다. 삼시 세끼 식탁에 오르는 음식도 피와 땀이 흐르도록 일하여 얻어진 결과로 농부와 어부에게 빚을 지고 살아갑니다. 네가 없으면 나는 아무것도 못 하고 너에게 신세를 지고 살아갑니다.

우리의 삶은 언제나 돌려주고 감사의 삶을 살아야 합니다. 그런데 오늘 비유에서 만 탤런트나 빚진 사람이 100데나리온 빚진 형제를 용서하지 않고 빚을 갚을 때까지 감옥에 처넣었다고 합니다.

왜 주님은 용서를 일흔일곱 번까지 용서하라고 하셨나? 이는 용서받은 사람은 용서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요즘은 법대로 처리하고 원칙을 따라 처리해야 정의라고 생각합니다. 사랑이 없는 정의는 빚을 지고 사는 사람들에게 의미가 없습니다. 정의를 부르짖는 사람은 먼저 자기 빚을 청산하고 깨끗한 사람만이 주장할 수 있습니다. 만일 어떤 사람이 편견이나 선입관이나 복수심에서 용서 못 하면 죄가 가중됩니다. 만 탤런트 빚진 사람이 형제를 용서하지 못한 것은 돈 때문에 창피당한 것이 자기 탓이 아니라 "너 때문에 네가 빚을 갚지 않아서."란 이유에서 용서하지 않으면 형제를 미워하고 형제에게 탓을 돌리는 죄가 됩니다.

이 세상은 밥그릇 싸움, 자리싸움, 명예 싸움으로 가득 찬 세상입니다. 사람이 이해관계에 연관되면 양보도 없이 빼앗긴 밥그릇을 찾으려고 밥통을 건드리면 주인도 무는 개처럼 으르릉거립니다. 자기보다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 눈뜨고 못 봐주어 끌어내리려 하고 이름 있는 사람을 시기 질투로 망하게 하는 세상입니다.

우리는 세상의 것에 마음을 빼앗기지 말고 오르지 천상 것에 마음을 두고 서로 용서하고,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긍정적으로 살아가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