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 선 벌 악 <루카 15, 1-3. 11ㄴ-32>

오늘 복음에 작은아들이 자기에게 돌아올 재산을 가지고 고향을 떠나 방종한 생활로 재산을 허비하고 비천하게 되어 돌아왔을 때 엄한 벌을 주고 자기 잘못을 뉘우치게 해야 하는데 자비로운 아버지는 아들의 위치를 주고 잔치를 베풀고 기뻐 노래하고 춤추었다고 합니다. 큰아들은 집에서 종처럼 아버지를 섬기고 아버지의 명을 한 번도 거스르지 않았는데도 즐기라고 염소 한 마리도 주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 비유는 세상에서 상 선 벌 악의 원칙에 합당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 비유 속에서 하느님의 자비가 얼마나 크고 깊은지를 알아보게 합니다.

하느님은 죄인에게 벌을 주시는 분이 아니고 상을 주시어 더 높은 곳으로 이끄시는 분이십니다. 신앙의 삶을 상 선 벌 악의 원칙에 따라 살고자 한다면 우리를 사랑하시고 자비를 베푸시는 하느님을 바로 모르는, 진실과 사랑이 없는 사람입니다. 상 받으려고 선을 행하고, 상이 없으면 섭섭하게 생각하고, 벌 받을까 두려워서 악을 피하고 선을 행한다면 그 행위는 하느님과 올바른 관계가 아니며 인간 본질적 삶이 아닙니다.

하느님은 아담에게 벌을 주시지 않고 자비를 베풀어주셨습니다. 아담의 죄로 하느님이 사람이 되셨기 때문이고, 카인이 아벨을 죽이고 피해 다닐 때 그의 이마에 표를 주어 아무도 그를 죽이지 못하게 하셨습니다.

어떤 이가 "제가 잘못 살아서 이런 벌 저런 벌을 받았고, 지금은 회개하여 하느님을 찾으려고 합니다."

저는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말고 하느님의 자비를 생각하세요. 벌이라고 생각하는 그 일은 하느님이 당신을 하느님 곁으로 이끄시는 기회이며 은총입니다. 만일 그 일로 하느님께로 가까이 갈 수 있었으면 얼마나 하느님이 자비로운 분입니까? 작은아들의 배고픈 고통은 아버지 집으로 이끌어 깨우치는 기회가 되었듯이 벌 받는다는 생각보다 하느님의 자비를 생각하며 감사와 찬미의 삶을 살아야 합니다. 당신이 알 수 없는 고통이 닥쳐오면 주님의 부르심을 깨닫고 주님께 나아가시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