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은 생명이다. <루카 16, 19-31>

어느 날 신자 한 분이 "오늘 신부님을 초대하고 저녁 식사 함께하고 싶다."고 청하기에 정한 식당에 가서 저녁을 다 먹고 나오려는데 이런 말을 들려주었습니다. "신부님, 저는 오늘 신부님과 마지막 식사입니다. 저에게 십만 원 수표 한 장 남은 것으로 대접하고 우리 식구들은 죽음을 선택하여 죽으려고 합니다."

죽어야 할 이유는 "사업도 잘 안 되고 빚도 있어 갚을 길이 없습니다." "얼마나 필요합니까?" "1,000만 원입니다." 그때 "저의 비자금 통장에 900만 원 밖에 없는데 그것 다 드리면 죽지 않고 아이들과 함께 살 용기를 가지겠습니까?" 그래서 900만 원을 은행에서 찾아 주고 한 가정을 살린 일이 있습니다.

아직 이자 한 푼도, 원금도 받지 않고 30년이 지나고 있지만, 통장은 채워지고 나는 나눔의 정신으로 살아 지금 생각해도 행복해집니다.

우리는 인색하거나 자기 욕심에서 나누지 않아 부자와 나자로 같은 현상을 만나게 됩니다. 주님은 우리의 생명이 되시려고 세상에 사람으로 오시고 마침내 당신의 몸과 피를 내어 주심으로서 우리의 생명을 살리시는 분이 되셨습니다.

예수님처럼 사랑하는 것보다 더 높은 단계의 사랑은 예수님이 나를 사랑하신 것같이 어려움에 부닥친 사람을 도와주는 것입니다.

우리 수도원은 찾아오는 손님을 예수님처럼 대하라고 하지만 우리는 그 이상으로, 손님을 맞이하는 수도자가 예수님이 우리를 사랑하듯 사랑하면서 우리 수도원의 존재 의미를 살려가야 합니다.

우리 생활에 방해받는다고 어려움에 부닥친 사람을 내치는 일이나, 어떤 원칙에 반한다고 거칠게 대하거나 무시하면서 수도원 문을 두드리는 사람을 냉소하거나 무시한다면 이는 주님께서 나를 사랑하는 것같이 사랑하지 않는 반그리스도 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무한히 자비로운 하느님의 사랑을 본받고 따르며 살아가면서 저는 오늘도 주님이 미사성제 안에서 우리에게 생명을 주시듯이 우리 자신을 내주면서 살아가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