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을 알아보는 힘 <루카 11, 29-32>

“요나보다 더 큰 이가 여기에 있다.” 하시며 예수님이 누구신지 알아야 한다고 하십니다. 저는 주님을 알아보는 데 30년이 걸렸습니다.

5살 때 어머니를 따라 십 리나 넘는 원산 성당을 한 주일도 빠지지 않고 다니고, 수녀원에서 경영하는 해성 유치원을 2년이나 다니면서 6살 때 어머니와 함께 세례를 받고, 아홉 살에 첫영성체하고, 교리 반에 일주일에 두 번씩 나갔습니다. 불참하면 어머니는 밥을 굶겨 빠짐없이 출석했습니다. 모든 기도문이나 교리는 일본말을 상용하던 때 주님을 알아보면서 성당에 나간 것이 아니라 차려놓은 음식을 먹는 것처럼 맛도 없이 멋도 없이 주님을 대하였습니다.

이제 그분이 요나보다 더 큰 분이고 내 몸과 마음을 바쳐 섬기고 바라고 사랑하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무지, 몰인식, 불확실성, 불명확함을 고백하면서 그저 끌려갔던 때가 있었습니다. 세례자 요한은 어머니 뱃속에서 주님을 알아보았다고 하고 동방 박사들은 멀리서 주님의 탄생을 알고 주님이 왕 중의 왕이시며, 대 사제이시고, 대 예언자이심을 고백하였고 모세와 엘리야는 먼 과거 주님을 산에서 만나 주님과 대화를 나누셨는데 우리는 어찌 이미 파스카의 신비를 보여주시며 증명한 분을 이해하지 못하고 세상과의 갈등에서 세상으로 몰리는가?

그리스도를 믿는다고 자처하는 많은 사람 중에도 아직도 주님을 알아보지 못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은 표징을 구하지만, 영원한 파스카의 신비를 알아보아야 주님이 얼마나 위대하시고 요나가 니네베에서 행한 기적보다 더 큰 표징을 보게 됩니다. 이런 사람은 없어지는 것에 마음 쓰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한 감사와 찬미의 삶을 살면서 영원한 행복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고통 뒤에 참삶이 오고, 죽음 뒤에 참 생명이 오고, 잠깐 지나가는 세상에 매여 살지 않는 사람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순환의 원리를 알아 내가 네가 되고 네가 내가 되는 이치를 알고 서로 사랑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