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일은 잊고 할 일을 생각하라 <마르코 10, 28-31>

비록 복음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리고 주님을 따랐다고 해도 첫째가 꼴찌가 되는 경우가 있다고 하십니다. 깊은 의미는 전에 한 일만 생각하고 자랑만 생각하는 사람은 과거의 자리에 머물러 있어 미래에는 뒤처지게 됩니다.

지난날의 자기 공로만 생각하면서 자기는 할 일을 다 했다고 뒷짐 지고 있으면 다른 이에게 추월당하여 뒤떨어집니다.

자기 한 일을 드러내고 자기 잘못을 감추고 공적 위주로 '나는 이런 일을 한 사람이야.'하고 자만심에 빠지면 잘한 일이 있어도 꼴찌가 된다는 말씀입니다.

저는 어제 인사이동 결정문을 보면서 "면"만 있고 "임"이 없는 것은 이제 할 일을 다 했으니 편하게 살라고 하는 것 같지만, 수도자로서 할 일이 많이 있고 또한 사제로서 할 일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내가 할 일을 찾아서 해야겠습니다.

수도자는 은퇴가 없고 죽음이 참 은퇴입니다. 꼴찌지만 첫째가 되는 길을 저는 알고 있습니다.

이 기회에 하나 더 깨닫게 해주시는 진리는 자신의 지난날의 공적은 생각하지 말고 다른 이의 공적은 하나라도 감사하는 삶을 통해 주님을 언제나 첫째 자리에 두는 삶을 살아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아홉 가지 잘못보다 한 가지 잘한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해주는 마음입니다.

자신에 대하여는 열 번 잘해도 한 번 잘못한 것을 뉘우치고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부족한 것을 채워가는 일입니다.

40년 동안 사목 생활을 반성하면 잘한 것보다 못한 것이 꼭 있습니다.

성사 적으로 사목하고 "고백성사 보라, 미사에 참례하라, 그리고 영적으로 기도하라."고 했지만 어떻게 하라고 깊이 이끌지 못했고 형식적 신앙생활, 습관적 신앙생활에서 참 신앙생활을 하도록 이끌지 못했습니다. 이제 수도원을 찾아오는 신자들에게 기도문 하나도 의미를 깨우쳐 주고, 현실 속에서 하느님을 만나게 하며, 하느님이 각자의 중심이 되도록 하고, 각 사람이 당하는 고통을 설명해야겠습니다.

자유와 평화와 기쁨과 행복한 삶을 살도록 이끌 수 있는 성령의 은혜 속에 살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