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이 없어야 먼 길을 간다. <마르코 10, 17-27>

길을 떠나는 사람이 이것저것 가방에 담아 짐이 무거우면 먼 길을 갈 수가 없습니다. 더구나 영원한 생명의 길로 나가고자 하는 사람은 가진 바를 팔아 가난한 사람에게 나누어 주고 가벼운 마음으로 생명의 길을 떠나야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제가 3년 이상 짊어지고 살던 무거움 짐을 벗어 수도자의 길로 매진할 수 있는 때가 되었습니다. 일주일 후에는 하느님의 길을 가는 데 매진할 수 있게 되었으며, 자유스러운 수도승의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 이제 기도와 묵상의 생활을 내 나이 84세에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어제 원장 그만두면 무슨 일을 하시겠습니까?" 하시기에 임종을 준비하는 자리라고 말하고 웃었지만 사실 죽음을 아니, 영원한 생명을 준비하는 자리가 나의 자리입니다.

책임을 짊어지고 사는 이들은 죽는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일이 인가? 하느님의 나라에 부자는 낙타가 바늘귀로 빠져나가는 것보다 어렵다고 하심 같이 짐을 잔뜩 진 사람은 생명의 길로 나가기가 힘이 듭니다.

아프리카 밀림에서 원숭이를 잡는 방법은 입구가 좁은 항아리에 먹을 것을 놓고 다리면 원숭이가 손을 항아리에 넣어 한 움큼 잡고 손을 빼려고 하다 잡힌다는 이야기입니다.

하늘나라에 들어가려고 하는 사람은 물질과 하느님을 함께 섬길 수 없어 하느님 생명의 길로 나아가려면 물질을 놓아야 합니다.

밧줄을 타는 사람이 주먹 속에 무엇을 쥐고 오르지 못하듯이 빈손이어야 합니다. 환자가 병에서 벗어나려면 의사 선생님이 끊어야 할 것 버려야 할 것을 지시하면 살기 위해서 의사의 말을 따라야 하듯이 주님의 말씀을 따라야 영원한 나라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죽음에 임했을 때 모든 것을 버리듯이 주님 생명의 나라에 들어가기 위해 버릴 것을 버리며 주님의 나라에 가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