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는 행복으로 가는 길 <마르코 8, 34-9, 1>

생명의 길을 가려면 십자가를 거치지 않고는 불가능합니다. 죽음을 통하지 앓고는 부활에 이르지 못하는 것과 같습니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르려면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우리는 서품식에 참례하며 사제 서품을 받는 사람을 경축합니다. 경축의 본질은 교회에 지도자로 선택되어 다른 이가 할 수 없는 일을 하고 존경과 사랑을 받아서 아니라 주님이 지고 가신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죽기까지 따르겠다는 자리에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작은 몸 고상이 마음에 차지 않아서 신품을 받기 전까지 벽에 거는 십자가를 허리춤에 차고 다녔습니다. 그 후 지금까지 저의 몸에는 십자가 고상 이외 아무런 표상은 없습니다. 내 몸이 십자가인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가끔 '내 십자가는 무겁고 다른 이의 십자가는 가볍다.'고 생각하지만 잘못된 생각입니다. 참 변함없는 행복을 살려는 사람은 십자가가 주는 고통의 의미를 체험한 사람만이 행복을 느낄 수 있습니다. 외로운 사람이 위로가 감사와 행복이고 굶주린 사람에게 음식은 행복입니다. 밤을 지낸 사람이 아침의 햇빛이 찬란하게 느끼고 행복해집니다.

"저는 이 고통을 참을 수 없습니다. 고통을 면하려면 피하든지 고통의 현장에서 떠나든지 지구를 떠나든지 해야 하겠습니다." 이런 이는 고통이 자신을 억누르고 고통에 고통이 가해짐을 알게 됩니다. 살기 위해서는 죽지 않으면 살 수 없습니다. 미사 때 우리는 이런 고백을 합니다. 신앙의 신비는 "이 빵을 먹고 이 잔을 마실 적마다, 주님의 죽음을 전하나이다." 우리가 주님의 생명을 먹고 마실 때, 부활하신 주님을 모실 때마다 십자가의 죽음을 전하는 사람은 바로 십자가를 통해 생명의 길로 갈 수 있다는 말입니다.

주님의 신비에 참례하여 영원한 행복을 누리려면 십자가의 죽음과 고통의 신비를 알아들어야 함을 깨닫고 십자가는 행복의 길잡이임을 알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