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듣고도 깨닫지 못함 <마르코 8, 14-21>

많이 듣고 보고 배운다 해도 사물의 본질을 알지도 못하고 깨닫지 못하고 피상적으로 형식적으로 관례를 따라 살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 바리사이의 누룩과 헤로데의 누룩을 조심하라니까 빵이 없다고 걱정하는 모습을 보고 제자들의 깨닫지 못함을 한탄하십니다.

아무리 높고 긴 공부도 배우는 바의 본질을 깨닫지 못한다면 보고 듣고 한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성경을 필사하고 백번 읽어도 하느님 말씀을 깨닫지 못하면 의미가 없고 주의 기도문을 백번 천번 바쳐도 그 깊은 뜻을 깨닫지 못하면 헛소리에 지나지 않습니다. 요사이 촛불을 들고 광화문에 나가는 사람, 대한문에 나가는 사람들이 다만 군중심리에 따라 행동하면 본질을 벗어난 행복입니다.

올바로 깨닫는 사람은 석가모니가 보리수 밑에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초월적 상대에 있을 때 오랜 시간이 걸려 깨달음이 있었고, 주님도 광야에서 40일 제를 지키고 깊은 명상과 기도의 삶을 통해 마귀의 유혹을 물리치며 세상을 초월하는 깨달음으로 인류 구원이 성취된 것같이 우리도 같은 방법으로 본질을 깨닫게 됩니다.

세상의 온갖 유혹이나 욕망의 노예가 되어 있으면 깨닫지 못합니다. 특별히 편견이나 선입견에 빠진 사람은 잘못된 자기주장과 생각의 노예가 되어 있으면 볼 것을 보지 못하고 들은 것을 듣지 못하여 깨달음에 이르지 못합니다.

가난한 마음, 깨끗한 마음, 자비로운 마음으로 고독 속에서 자신을 깊이 바라보는 사람만이 깨달음에 이르게 됩니다. 보고, 듣고, 알고, 사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 한 가지라도 깨닫고 사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그 깨달음의 기초는 사랑입니다.

외적으로 누룩과 빵은 불가분의 관계가 있지만, 누룩이란 말의 의미는 그들의 속임수와 감언이설에 조심하고 거짓 선전에 속지 말라는 말씀입니다. 저는 거짓말을 하는 정치인, 한쪽에 기울어진 검찰, 거짓 언론, 편파적 언론에 속지 않으려고 언제나 나를 비우고 살아갑니다.

"주님, 우리가 어디에 매여 살지 않고 깨달음 속에 진실과 사랑으로 살게 하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