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수도승과 참 목자

참 수도승이며 참 목자이신 노규체 아우구스티노 신부를 하늘나라 하느님 품으로 보내드리는 영결 미사를 드리며 여기 초대된 우리는 참으로 행복한 사람들입니다. 동시대에 살고 같은 공간에 살고 있었던 우리는 하느님께 감사와 찬미를 드립니다. 우리 수도원은 하느님 나라에 왜관 수도회를 가장 사랑하시던 많은 이들의 스승을 보내드리는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시편 41 "암사슴이 시냇물을 그리워하듯 제 영혼이 하느님을 그리나이다."

신부님은 일생 하느님을 기리며 사신 분입니다. 2014년 1월 16일부터 2017년 2월 12일 선종하시는 시간까지, 힘을 잃고 운명하시기 전 50분 전까지 공동체와 저녁 기도를 드리고 세 술의 죽을 드시고 조용히 숨을 거두시어 잠을 자듯 선종하셨습니다. 전날 저녁 강복을 드리며 "신부님 힘드시면 병원 중환자실에 가서 영양 주사 맞으시고 조금 편하게 지내시면...."하고 권하니 "아니요, 이대로 하느님을 기다리며 미사와 찬미 기도를 드리겠다."고 하셨습니다.

41편 “제 영혼 생명의 하느님을 애타게 그리건만 그 하느님 얼굴을 언제 가서 뵈오리까? “ 신부님은 스스로 걸으실 때 새벽 5시 10분 전 아니면 5분 전 기상 종 치기 전에 성당에 들어오셔서 성체 앞에 깊이 절하시고 하느님의 얼굴을 그리며 기도하셨으며, 시간 나시는 대로 소성당에 들어가셔서 성체조배 하시면서 희망찬 행복한 시간을 보내셨습니다. 하느님 얼굴 찾는 시간이 아까워서 찾아오는 사람을 거절하시며 기도에 열중하시고 불편한 몸을 비틀거리며 공동체 시간 경을 빠짐없이 참례하셨습니다.

이런 분을 행복하게도 저는 나이 19에 <63년 전에> 30대 청년 신부를 만나게 되어 종신 서원 준비 때 단독 선생으로 피정을 받았습니다. 강론 중 저는 진보적이며 신부님은 보수적이었습니다. 순명에 대하여 규칙서대로 따라야 한다기에 반론을 내어 장상이 "모를 거꾸로 심으라면 심어야 합니까?"하니 순종해야 한다고 가르쳐 주시며 물질적 손실이 문제가 아니고 다만 양심적 문제는 아니라고 하시는 지혜로운 대답에 저는 따라가기로 결심하고 순명의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저는 본당을 신부님이 지나간 본당을 세 곳이나 따라갔습니다. 남겨놓으신 흔적 저에게는 큰 행복이었습니다. 구미 원평성당에서 잘 가르쳐 놓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황금동 성당에 노인들 공경하는 법도를 이어 잘 지냈고 약목 성당은 신앙의 기초를 잘 다져놓아 주셨습니다.

신부님은 젊은 처녀들을 공부시키고 수녀원에 보내는 홍보 대사였습니다. 저도 문틈으로 조금 배워 실천했지만 신부님에 비하면 신발 끈도 풀지 못하는 처지입니다. 신부님은 떠나신 것이 아닙니다. 주님의 말씀과 업적이 역사 안에 길이 머물고 있듯이 신부님의 참 수도자와 사목자의 모습이 우리 수도원 안에 신부님이 이룩한 일 가운데 항상 계십니다. 어제 저는 염이 끝나고 냉동관속에 잠자듯이 누워 계신 신부님을 얼굴을 만지며 "신부님! 모든 고통 벗어버리고 내놓고, 고통도 없고 걱정도 없이 편히 쉬고 계십니다. 편히 쉬십시오."하고 작별 인사를 드렸습니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신부님 저 나무 배 타시고 훨훨 하느님 품으로 날아 오르세요. 안녕히.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