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한 손과 더러운 손 <마르코 7, 1-13>

입에 가장 가까운 신체 부분은 손입니다. 손으로 음식을 먹고 손이 입안의 것을 깨끗하게 하며 입은 모든 음식을 받아드리는 것이어서 손이 깨끗해야 건강에 유익합니다. 오늘 바리사이와 율법학자들은 주님 주위에 모여 주님과 제자들의 약점을 잡으려고 하면서 손 씻는 관례를 지키지 않는다고 비난하였습니다.

여기에 이사야를 이용하여 입술과 마음의 불일치를 강조하시며 입술과 마음의 일치를 강조하십니다.

외적으로 깨끗한 손이 건강에 유익하지만, 내적으로 깨끗하지 않으면 사람을 병들게 하는 마음이 더러워짐을 알려주심으로 깨우쳐 주십니다. 손 씻는 관례가 강조되었던 것은 음식을 어떤 기구를 사용해서 먹는 것이 아니라 맨손으로 음식을 먹었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상추 쌈이나 떡이나 빵 대부분은 손으로 먹으니 손을 씻는 것은 당연합니다.

오래전 아버님이 살아계실 때 하루는 저를 데리고 부산 원산 냉면 식당으로 데리시고 가셨습니다. 아버지는 내 냉면이 부족하게 보였던지 당신의 냉면 그릇에서 냉면을 손으로 잡아 중간쯤 뚝 잘라서 제 그릇에 넣으시며 맛있게 먹으라고 하셨습니다. 씻지도 않은 손으로 잘라주시는 것을 먹기에 약간 께름칙했지만 나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주시는 것으로 생각하여 꿀꺽 냉면을 맛있게 먹었던 생각이 났습니다.

깨끗한 손으로 사랑을 거스르는 것보다 더러운 손으로 사랑을 베푸는 것이 더 좋은 일입니다. 말은 잘하지만 속마음은 미움, 저주, 원망, 단절<내민 손을 뿌리침>하면 씻어도 깨끗한 손이 될 수가 없습니다. 피로 물든 살인자의 손은 아무리 씻어도 더러움이 가시지 않습니다.

깨끗한 손을 가지고 살려면 마음이 가난해야 합니다.

오늘 저는 깨끗한 손으로 사랑을 실천하며 광채가 나는 손들이 되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