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으로 낳은 사람 <마태오 1, 1-25>

오늘 복음에 사람이 되신 그리스도는 동정녀 마리아에게서 성령으로 나신 분이라고 증언합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 마지막에 “아내가 아들을 낳을 때까지 잠자리를 같이하지 않았다.” 이 말씀은 약간의 오해를 부르고 있지만, 주님이 성령으로 낳으신 분임을 증거하는 말씀입니다. “보라, 동정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으리니”에서 성령으로 낳으심을 더 확신하게 합니다.

이런 오해를 없이하는 말 “저는 사제가 될 때까지 동정이었습니다.” 그 후는 아니라는 말이 아닙니다. 그 후도 동정으로 주님의 사도로 살아갑니다.

우리는 이미 세례성사 때 성령으로 태어났지만, 사제품을 받음으로써 더욱 성령의 사람으로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비록 인간적 관계로 사람으로 세상에 살고 있지만, 성령의 힘으로 계속 새롭게 태어나 성령의 힘으로 살아가야 합니다.

그래서 사제나 수도자는 세상에 살고 있지만, 세상에 속한 사람이 아니라 하느님에 속한 사람이고 하느님의 아들처럼 하느님의 사람으로 살아가야 합니다.

세례성사 때 충만한 은총을 받고 은총의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더구나 매일 미사 드리는 사제나 참례자는 미사를 통하여 하느님의 자비와 일치와 사랑을 받으므로 모든 생활이 하느님으로 살아가야 합니다.

주님이 오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오신 목적대로 사는 사람은 세상에 속하지 않고 초월하여 하느님의 나라에 속한 사람입니다.

성모님이 성령을 받아 예수의 어머니가 되셨듯이 우리도 성령으로 난 사람으로 성부 성자 성령의 사람으로 살아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성령으로 낳았다는 의식으로 살아가는 사람은 성령의 인도로 주님이 사신 길을 따라 살아야 합니다. 성령으로 오신 주님은 우리를 성령의 힘으로 살게 하십니다. 육을 따라 미워하고, 복수하고, 억누르고, 경멸하는 일을 하지 않고 사랑하고, 자비를 베풀고, 일으켜 세우고, 존경하는 삶을 살아갑니다.

주님 성령으로 낳은 사람들이 가난한 마음과 심장을 가지고 살아가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