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있는 것 <마태 1, 18-24>

나는 혼자서 길을 가거나 방에 있을 때 나와 함께 있는 시간이 얼마 많은지 얼마 전 깨닫고 나는 결코 외롭지 않은 존재라는 것을 새롭게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나는 나의 눈, 귀, 코, 입, 머리, 손과 발 몸이 나와 함께 있습니다. 보이는 연결 고리는 근육과 뼈이지만 보이지 않는 것은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신경과 피라고 생각하면서 연결 고리에 감사하였습니다.

각 부분에 상처가 나고 병이 들어도 나는 나와 함께 가야 하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세상에 오신 하느님은 "엠마누엘"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다." 아니, 함께 하시려고 세상에 오셨습니다. 잠시 지나가는 길손 같은 분이 아니고 친구며 벗으로 함께 계시고, 병들고 고통 속에 있어도 함께 계신 분이십니다.

하느님의 모습으로 창조된 인간은 생명으로 연결되었지만, 사람이 되심으로 인간적 본능으로 연결되고 보이지 않는 하느님의 영으로 연결되어 함께 있게 되었습니다. 내가 어디에 있으나 어디에 가나 무엇을 하든지 내 몸의 각 기능이 나와 함께 있듯이 하느님은 내 눈이 되고, 귀가 되고, 입이 되고, 몸이 되어 내 생각과 말과 행위 속에 현존하십니다.

전례 안에 현존하시는 하느님을 의식하면서 “주께서 여러분과 함께, 또한 사제와 함께." 인삿말을 나누면서 주님이 우리 안에 살아계심을 상기합니다. 국가나 교회나 수도 공동체나 가정은 한 몸으로 함께 같은 목적지로 걸어가고 함께 생활하게 됩니다.

“너희는 나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하시는 주님은 “나는 너희들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말씀입니다.

어제저녁 병실의 수사님이 강복을 드리러 간 저를 보고 하소연하시며 "수도원 수사님이 너무나 이기주의적이다. 자기밖에 모른다."는 원망과 불평의 말을 듣고 마음 한구석에서 슬픔이 솟아올랐습니다. 함께 가는 사람은 너와 나는 한 몸과 같이 신경, 핏줄이 연결되어야 하는데 신경도 핏줄도 끊어진 시체 같은 사람으로 살아가는 것은 바로 이기심, 자기중심적 사고로 "너는 너, 나는 나."라고 하는 함께 살지 않는 삶입니다.

어제 촛불 든 민심과 태극기 든 민심이 서로 갈라져 서울 시내를 배회하는 뉴스를 보고 '왜 나는 희망 없는 대한민국을 보게 될까?'

기도하면서 "우리가 하나 되게 하소서. 함께 가게 하소서. 한 몸인 것을 깨닫게 하소서. 아멘." "진실과 사랑이 깃든 마음을 모두에게 주소서. 요셉 같은 의인을 내려주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