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는 사람 <루카 7, 18ㄴ-23>

누구를 기다리는 사람, 무엇을 기다리는 사람, 때를 기다리는 사람, 기다리는 사람은 그것을 향하여 마음을 가난하게 가지는 사람입니다. 가난한 사람에게 복음이 전해집니다. 교회는 가난한 사람들의 공동체입니다. 그래서 부자보다 가난한 사람들이 많이 모이고 그들에게 구원이 있습니다.

옛날 이북에서 월남해서 하루 끼니도 없어 먹는 날보다 굶는 날이 많은 시절 철둑 넘어 장에서 오시는 어머니를 기다리는 철부지 동생들과 나는 ‘오시면 저녁밥이라도 먹을 수 있을까?’ 걱정하며 기다리던 시절이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오늘 아침 시편 85, 4에 “내 마음이 당신을 향하여 있사오니, 주여 이 종의 영혼에게 기쁨을 주소서.”로 시작하는 기도문을 묵상하면서 기도하는 사람은 주님을 향하여 구하고, 청하고, 두드리며 주님의 자비를 청하는 가난한 사람들입니다. 주 하느님만이 우리에게 기쁨을 주시고 그 기쁨 속에 살도록 하십니다.

배부른 사람은 먹을 것에 대해 기대도 하지 않고 먹는 기쁨을 모릅니다. 병들어 보지 않은 사람은 건강의 기쁨을 모릅니다. 권리를 누리고 사는 사람은 억눌려 사는 사람이 자유를 만끽하는 기쁨을 모릅니다. 인기가 있고 알아주는 사람이 있는 사람은 외로운 사람이 위로받는 기쁨을 모릅니다.

그래서 기다리는 사람은 슬픔 중에 있고, 갈증을 느끼고, 필요한 것이 많은 사람이고, 고난과 고통 중에 있는 사람이고, 멸시받고 소외된 사람입니다.

나를 기다리는 사람을 찾아 나서야 합니다. 주님은 죄 많은 인간을 위하여 사람이 되시어 병든 사람 안에, 죄에 찌든 사람 안에, 가난으로 궁핍한 사람 안에 계셨으며 오늘도 그들 안에 현존하십니다. 주님을 향하여 살고자 하는 사람은 우는 자, 외로운 자, 가난한 자, 병든 이 안에 살아야 주님처럼 기쁜 소식을 전하는 사람이 됩니다.

이런 마음으로 주님을 기다리는 대림절이 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