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지도 않은 때 <마태 24, 37-44>

오늘 아침 생각지도 않은 일이 수도원에 일어났습니다. 은퇴한 이형우 아빠스님이 마산 트라피스트 수녀원에서 아침 6시 20경 선종하셨다는 말은 수도원 전체에 생각지도 않은 일이었습니다. 사람의 운명은 누구도 가늠할 수 없는 일이라 생각이 듭니다. 박현동 아빠스님은 해외 회의 참석하시려고 떠나 전화를 걸어 확인하니 비행기 안이라 이제 연락을 하고, 8시에 임원단 회의를 하면서 모든 준비를 하고, 장례 날을 11월 29일 오후 2시로 결정하고 장례준비를 하기로 하였습니다.

준비된 사람들의 의견 교환과 장례 절차는 그대로 되겠지만 생각지도 않은 일이라 마음이 무겁습니다. 참으로 “준비하고 깨어 있어라.” 하심 같이 언제나 언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니 준비하라는 말씀을 현실 안에서 체험하게 됩니다.

주님은 이런 때를 준비하게 하시려고 구약의 노아 홍수 이야기로 알려주십니다. 자기 일에만 집중하고 일어나는 현상을 생각지 않으면 어느 구렁텅이에 빠질지 모릅니다.

오늘 아침 묵상 중에 뜨거운 물과 서서히 끓이는 물에 넣은 개구리 중에 뜨거운 물에 넣은 개구리는 뛰어나와 살지만, 서서히 끓이는 물속에 넣은 개구리는 그러려니 생각하고 물속에 놀다가 끓는 물에 죽고 만다는 아기입니다.

웃고 즐기는 가운데 밀물이 급히 들어오는 것을 모르고 조개를 줍다가 깊은 바닷물 속에 빠져 죽게 되는 것같이 우리는 한시도 정신을 차려 깨어있지 않으면 감당할 수 없는 일을 당합니다. 얼마 전 어떤 지인이 월남의 패망에 전해준 이야기는 월남이 망한 첫 번째 이유는 서로 대통령 되려고 정적과 싸우다가 나라가 혼란해졌고, 국민은 이렇게 잘 먹고 잘살고 있는데 먹고 즐기는 사이 호찌민은 철두철미하게 준비된 사람이었습니다. 그 사람으로 인해 공산 월맹으로 변했습니다. 대통령 비서까지 공산당원이었고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 공산당원이 월남에 살고 있었는지 몰랐다고 하는 말을 듣고 놀랐다는 말이 있다고 합니다.

우리도 알지 못하는 사이 생각지도 않은 사이 붉은 물이 들고 있지 않은지 걱정하면서 깨어 기도하고 있습니다. 태극기와 대한민국이 없어지지 않도록 노아 시대의 멸망과 소돔과 고모라의 벌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주님! 시몬 아빠스님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