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모님의 겸손 <루카 17, 7-10>

오늘 복음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면 이런 인권 침해가 없습니다. 예수님 시대는 노예제도가 인정되던 시기여서 주인이 종에게 하는 처사가 이해되었지만, 오늘 노동자들의 인권을 생각하면 너무나 잘못된 처사입니다. 일하는 사람에게 합당한 보수와 대우가 필요합니다. 오늘처럼 민주자본주의 시대 자기가 일한 만큼 보수를 받고 대우를 받아야 합니다.

그러나 성모님은 스스로 “이 몸은 주님의 종입니다. 주님의 뜻대로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이는 시대의 변천을 따라 변함없는 우리의 믿음이어야 합니다.

 이 원칙을 따르지 않으면 오늘날 같은 혼란이 닥쳐옵니다. 최순실의 국정 혼란은 자기 공로의 보상 심리에서, 가난한 마음의 결핍에서 나온 결과입니다. 성모님은 누구십니까? 구세주를 이 세상에 낳아 기르시고 우리에게 내어주신 분이십니다. 그 충만한 은총으로 말하면 세상의 어떤 사람보다 갑질을 할 수 있으며 자신을 드러내시고 세상을 뒤흔들어도 되는 자격을 가지셨지만, 마리아는 가난한 마음으로 조용히 봉사하고 나누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사셨습니다.

최순실 일당은 대통령을 보호하고 이끌고 만들었으니 대통령은 그들이 하자는 대로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대통령 이상의 권리를 행사하고 자기들 공로의 보상을 받으려고 해서 일어난 국정 혼란입니다. 보상 심리와 공로 의식에 빠져 자기 식대로 대통령을 이용해 결국은 이런 감당할 수 없는 일이 발생하였습니다.

적거나 큰 공로를 내세워 보상을 받으려고 하면 그 뒤에 부정과 무질서가 따릅니다. 오늘 복음의 본질은 할 일을 다 하고도 “저희는 쓸모없는 종입니다.”라는 말을 따라 주님을 섬기고 사람을 섬기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어떤 자리에 있었든지 무슨 일을 했든 과거에 연연하지 말고 있는 자리에서 겸손하고 온유한 삶을 살아야 합니다.

세상의 어떤 자리에 올라도 자기 위에 더 높은 자리가 있습니다. 우리의 하는 모든 일은 하느님의 뜻대로 이루어지도록 성모님처럼 겸손한 마음으로 살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