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울려야 할 사람 <루카 14, 12-14>

사람의 위치와 상태를 따라 어울려야 할 사람이 있습니다. 부자는 부자와 어울리는 것이 상식이지만 부자는 가난한 사람과 어울리고 가난한 사람은 가난한 사람과 어울리지만 가난한 사람은 부자와 어울려야 합니다.

우리나라 부잣집에는 사랑방이 준비되어 지나가는 나그네 오갈 때 없는 사람들의 쉼터가 되는 오래된 관례가 있었습니다. 우리 수도원은 손님 집이 있어 숙박비를 내기도 하지만 돈 없는 가난한 사람도 재워주고 쉬어가는 여백도 있습니다.

더 이상적이 되면 좋겠지만 이런 준비도 필요합니다. “그들이 너에게 보답할 수 없는 사람을 초대하라.” 이 말씀을 실천하기란 어렵지만 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오늘 공간적 의미보다 내적 마음의 문제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높은 자리를 탐하는 마음으로 그 자리에 오르려고 다른 이를 끊어 내리려는 사람이나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과 어울려 높은 자리에 있는 것같이 착각하는 사람들을 경고해야 합니다.

내 마음속의 높은 자리를 탐하여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오르려면 나무 끝에 올라 더 오를 수 없을 때 추락의 고통을 맛보게 됩니다. 60여 년 동안 대통령직에 오른 사람치고 행복한 마무리 하는 사람 보기 힘듭니다. 마지막에는 쓰레기통에 처박히고, 감옥에 갇히고, 총에 맞아 죽고, 바위에서 떨어져 죽고, 오르지도 말아야 할 산에 올라 칼도마 질 당하고 죽기 직전 상황까지 이르고 그런데도 그곳에 오르고자 자기 약점을 숨기고 위만 보고 아래를 보지 않는 사람들의 형태입니다. 국민의 걱정을 아랑곳하지 않고 이기적 야망만 드러내는 양상을 보면서 '나는 더 낮은 자리에 있어야 하고 고통당하는 사람 곁에 살아야 하겠다.'

"주님 높이 올라 있는 사람이나 오르려고 하는 사람들 마음에 낮은 자리에 있는 것이 얼마나 필요한 것인지를 알게 하시고 자리싸움으로 나라가 혼란하지 않기를 기도합니다. 주님! 바보 같은 정치 지도자, 어리석은 백성들에게 자비를 베푸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