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의 현주소 <마태 28, 16-20>

우리는 주님의 업적을 기리고 주님의 말씀을 전하는 것이 아니라, 주님이 세상 끝날까지 시공간을 초월해서 우리와 함께 계신 것을 전해야 합니다.

주님은 하늘과 땅의 권한을 가지고 현존하시고 구원받아야 하는 모든 사람 특별히 내가 현존하는 곳에 나와 함께 계십니다.

성호경을 놓는 순간 이미 하느님의 구원을 받고 누리는 것이며 마지막 마무리를 성호경으로 마감할 수 있습니다.

가끔 운동 선수들이 운동장에서 성호경을 놓으면서 그 시간에 그 장소에서 주님의 현존을 체험하는 참믿음을 보게 됩니다. 저는 아침 눈을 뜨자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하면서 주님의 현존을 강하게 의식하며 아침을 시작합니다. "나 구원받았네, 나 구원받았네!" 성당에 아침 기도를 드리러 가면서 복도의 십자가에 손을 대고 "오늘도 주님이 가신 길을 함께 가게 하시고, 주님의 복음이 만백성에게 전해지게 하소서." 하고 성당 성체 불을 향해 어두운 복도를 가노라면 발걸음이 가벼워집니다.

그다음은 기도와 일의 연속이며 그 기도 속에 주님이 계시고 일 속에 주님이 함께 현존합니다. 어제 어느 수녀님이 우리 수도원에 주님의 현존을 모르고 자기만족으로 사는 사람들이 마음 아프게 한다는 말을 듣고 나는 과연 주님의 현존 안에 살고 있는가를 반성해 보았습니다. 사실 하느님을 믿는다고 하면서 늘 주님이 나와 함께 계심을 의식하고 산다면 이런 어두운 현상은 없을 것입니다.

공기 속에 숨을 쉬고 태양의 힘으로 생명이 되어 이를 떠날 수 없듯이 하느님의 현존 안에 살고 있습니다. 바람과 불꽃처럼 우리를 감싸주시는 분이십니다.

<시편 103, 4> "하느님이 어디 계시냐? 볼 수가 없구나?" 하는 이들에게 알립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영 안에 살고 하느님의 사랑 안에 살고 있다는 믿음으로 살기를 바랍니다. 하느님은 바로 당신을 위해 사람이 되셨고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돌아가셨다가 영원히 우리 안에 현존하시려고 세상 방방곡곡에 다시 살아 현존하십니다. 복음의 현주소는 주님께서 우리 안에 항상 현존하심을 믿고, 희망하고, 사랑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