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을 보장해 주는 것 <루카 12, 15-21>

아무리 의학이 발달하고 아무리 의술이 능한 사람이 있어도, 건강식품을 아무리 먹고 마셔도, 장수하려고 운동요법을 공들여도, 죽음을 면하지 못합니다. 이미 권력이나 재력이나 명예가 생명을 연장해도 생명을 보장받지 못합니다.

세상은 오래 사는 법은 가르쳐 줄 수 있어도 죽지 않는 법은 알려주지 않지만, 생명의 주인이신 하느님만이 알려주십니다. 당신을 믿는 사람에게 "나를 믿고 나를 따르는 사람은 영원히 살 것이다." 하시고 우리를 생명으로 초대하십니다. 세상에 있는 모든 것, 죽은 사람에게 먼지 하나 필요 없습니다.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간다고 하지만 죽은 자가 이룩한 선행 봉사와 나눔과 친교는 살아남아 사람들의 마음과 생각 안에 머물러 있습니다.
얼마 전 로마 베드로 대성전에서 돌아가신 마더 데레사 성녀 시성식은 죽은 자가 살아있는 사람에게 남아있다는 증거입니다.

오늘 수도원 묘지에서 추모식을 주례하고 돌아오면서 선배 수사 신부님들이 후배 수사님과 살아있는 우리에게 살아계심을 느꼈습니다. 그들에게 감사와 찬미의 추모사를 드리면서 수도원을 위하여 기도도 부탁드렸습니다.

죽음은 아무것도 보장하지 못하지만 죽은 사람의 사랑과 진실한 삶은 살아있는 사람 안에 길이 머물러 있습니다. 그래서 살아있는 한 선을 행하고 서로 섬기고 서로 나누고 친교를 통해 사랑만이 남아 있습니다.

저는 살아 있는 한 주님의 계명을 지켜 모든 이에게 생명을 주고 그 생명이 이어지기를 기도합니다. 행복한 추석 맞이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