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구하는 표징 <마태 12, 38-42>

나는 아침마다 주님께 표징을 구합니다. 오늘 주님의 눈으로 세상을 보게 하시고, 주님의 귀로 세상의 말을 듣게 하시고, 주님의 입으로 세상에 말하게 하시고, 주님의 손으로 일하게 하시고, 주님의 발로 세상을 거닐게 하시고, 주님의 행동으로 주님의 뜻을 실천하게 하시고, 주님이 주신 생명으로 사랑하게 하시는 표징을 구합니다.

저녁이면 어느 정도 구하는 표징을 따라 살았지만 몇%는 그렇지 못한 것을 후회하면서 내일을 기약해봅니다. 오늘 복음에 주님은 표징을 구하는 사람에게 주님의 죽음과 부활의 표징밖에 보여주지 못한다고 하십니다. 사실 제가 아침에 구한 표징을 따라 살려면 파스카의 신비를 살지 않으면 불가능합니다.

각 사람은 아침이나 자기 반성시간에 자기가 믿고 희망하고 사랑하도록 어떤 목표를 설정합니다. 좋은 생각, 좋은 말은 있어도 좋은 행동이 없다면 생각이나 말의 의미는 상실합니다. 생각은 많이 하고 말을 많이 해도 행동이 따르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표징을 주어도 의미가 없습니다.

주님은 말없이 십자가의 죽음을 선택하시고 온갖 고난을 겪으시며 오로지 부활의 시간을 기다렸습니다. 우리도 고난을 겪고 고난을 극복하지 못하면 주님의 십자가 죽음에 동참하지 못합니다. 죽음에 함께하지 못하면 부활의 기쁨을 누리지 못합니다.

저는 아침이면 수도원 복도 십자가 밑에 주님의 발을 잡고 “주님 십자가를 지고 세 번씩이나 넘어지심에도 다시 일어나 골고타 산 승리의 십자가에 달려 세상을 구원하심 같이 제가 있는 자리에서 주시는 십자가를 주님과 함께 지고 살도록 구합니다. 아멘.” 표징은 그 자체로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니라 의미를 알고 의미대로 살아야 합니다. 십자성호를 몸에 놓으면서 십자성호가 의미하는 것을 알지 못하면 형식에 지나지 않지만, 알고 놓으면 형식이 아니라 실질적 효과를 나타냅니다. 성부, 성자, 성령이 하나인 것같이 우리도 십자가의 희생을 통하여 공동체 안에 하나가 되는 것입니다.

길거리에서 십자성호를 놓는 사람을 보면 친근감이 생기고 통교할 수 있어지며 '한 믿음 안에 사는 형제이네.'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오늘 주님 십자가의 표징 외 바라는 것이 없으면, 십자가의 표징을 따라 살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