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자우환 <마태 11, 25-27>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말 뒤에 "아는 것이 병이다." 하는 말도 성립됩니다. 모르면, 가지지 않으면 어마어마한 불행을 당하지 않을 것을 아는 것을 믿고 의지하고 이용하며 범인이 범할 수 없는 악을 저지르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 말씀처럼 지혜롭다는 사람과 슬기롭다는 사람에게 감추어진 것은 바로 어린이와 같은 철부지에게 하느님 아버지의 선한 뜻이 이루어진다고 하십니다.

사람은 행복을 위해 살아가며 행복하기 위해 이런 일 저런 일을 합니다.

권력을 가지려고 애쓰는 사람, 재산을 모으려고 애쓰는 사람, 명예에 목매고 사는 사람에게 "왜?"라고 물으면 "행복을 위해"라고 말하고 배움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는 사람에게 물으면 행복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참 행복이 무엇입니까?" 물으면 대답을 못 하고 찾고 구하고 얻으려고 한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가난한 사람에게 "무엇이 행복입니까?" 물으면 오늘 저녁 한 끼의 먹을 것이라고 할 것입니다. 죽어가는 사람에게 물으면 단 5분이라도 더 사는 것이라고 할 것입니다. 어느 날 하느님을 모르고 사는 사람이 죽음이 임박했을 때 대세를 주고 “당신은 하느님의 딸이 되었습니다.” 하니 눈물을 흘리며 “감사합니다. 나는 평양에서 혼자 피난 내려와 외롭게 살았는데” 하며 기뻐했습니다.

세례를 받고 그렇게 기뻐하는 사람은 그 전에도, 그 후에도 본 적이 없습니다.

단순하게 살고, 소박하게 살고, 욕심 없이 살고, 자기의 운명을 겸손하게 받아들이고 사는 사람은 분명히 다른 이가 느끼지 못한 것을 느끼고 행복을 사는 사람입니다. 산상 설교 행복론의 참뜻도 시작의 말부터 "마음이 가난한 사람 행복합니다."라고 시작하시는 주님의 말씀은 하느님을 알고 사랑하는 삶 외 더 행복한 것이 없다는 말입니다.

무엇을 알고 가지고 누리고 높은 위치에 있어 행복한 것이 아니라 모르고 가진 바가 없고 낮은 자리에 있어도 행복할 수 있습니다.

오늘도 가난한 마음을 가지고 사는 이들이 행복하다는 것을 모든 이가 깨닫게 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