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사람과 죽은 사람과의 인연 <마르코 12, 18-27>

우리는 자주 이런 말을 듣곤 합니다. “죽은 다음 조상의 얼굴을 어떻게 볼까?” “죽어서 그리운 사람을 만나서 이 세상의 인연을 말해야지.” 사실 죽으면 이 세상의 인연은 사라집니다. 죽은 다음에도 세상에서 알던 사람을 다시 만나 세상에서와 같은 관계가 이어지리라 생각하는 것은 여기서 생각이지 저세상에서는 아니라 하십니다.

하느님 품에 안긴 사람은 모두가 하느님과의 관계 속에 행복과 기쁨이 있습니다. 부활한 다음의 삶이 먹고, 마시고, 여행가고, 춤추고, 노래하고, 세상에서 못 누린 삶을 사는 것이 아니라 천사같이 산다고 합니다.

지난번 교황님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교황님만 있고 다른 사람은 없었습니다. 교황님을 보고 만나고 그 앞에 서 있는 사람들의 행복한 모습을 보면서 하느님의 나라를 연상해 봅니다. 하느님 계신 곳에 내가 있고 내가 있는 곳에 하느님이 계신다면 나와 너, 우리라는 관계는 하느님 안에서만 의미가 있습니다.

완전한 비유는 아니지만 꿈을 생각해봅니다. 꿈속에서는 날개 없이 나르는 꿈, 총에 맞아도 죽지 않는 꿈, 어는 집이든 들어가고 나오는 꿈, 내 것 네 것 없이 가지고 싶으면 가지는 꿈, 시공간을 초월하는 현상 속에 살게 됩니다.

누구나 만날 수 있습니다. 교황님도, 대통령도, 예수님도, 죽은 사람도 만나는 꿈에서 깨면 아쉬움을 느끼는 경우도 있습니다. 죽음 뒤에는 꿈보다 현실성 있는 영원한 삶이며 원하는 것은 무엇이나 얻고, 알고 싶은 것은 무엇이나 알게 되고, 살아서 꿈도 못 꾼 것을 누리게 됩니다. 이는 하느님의 완전한 삶을 살게 되기 때문입니다.

오늘 저는 자비로운 하느님의 영원한 삶 안에 살게 되는 그 삶을 하느님의 말씀을 통해 굳게 믿고, 이 세상의 생명보다 귀한 삶을 주시는 하느님께 찬미 찬송 드리고, 그날을 그리며 하느님의 뜻이 하늘에서와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도록 실천하며 살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