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끝이 없다 <루카 1, 39-56>

봄에 아름답게 핀 꽃은 시간이 지나면 시들고 추하게 됩니다. 사랑한다고 하면서 “사랑은 이제는 그만” 한다면 시들어 떨어진 잎보다도 추하게 됩니다. 세상의 모든 것은 한계가 지어지고 한계 속에 살고 있지만,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한계가 없어야 합니다.

마리아께서 한이 없는 사랑을 베푸시는 모습을 오늘 엘리사벳 방문으로 드러났습니다. 주님을 임신한 마리아보다 도움이 더 필요한 엘리사벳을 방문, 출산을 도우시는 모습에서 한없는 사랑을 보게 합니다.

우리는 자기가 힘든 상황에 놓이면 옆을 돌아보지 않고 자기 몸 하나 돌보는 것만으로도 벅차게 생각하지만, 정성을 다하여 보살피고 돌보시는 모습은 참으로 우리가 본받아야 합니다. "힘들다. 귀찮다. 시간이 없다." 하며 해야 할 일을 피하거나 망각하는 이는 사랑을 지속해서 할 수 없습니다.

저는 요사이 독일로 휴가 떠나는 오도 아빠스님으로 인하여 정신없이 시간을 보냈습니다. 오늘 떠나는 시간에 아빠스님이 결정을 하시게 하려고 사정을 고려하고 의논하면서 어려운 결정을 하게 되었습니다. 반드시 고향 독일에 휴가를 가셔야 하겠다는 고집하셔서 건강이 좋지 않은데 보내드리는 마음이 내키지 않지만.... 아침 3시 30분에 일어나 4시에 미사 드리겠다고 해서 내려가 보니 혼자서 미사드리고 지쳐 계셔서 방에 쉬게 하려니 성당에 가시겠다고 해서 성당에 모시고 "주님! 어찌하시렵니까? 혹시 마지막이 아닌지 알려주세요." 미래를 보지 말고 오늘 내가 그분에게 해야 할 일을 하라고 하십니다.

떠나는 시간까지 배웅하고 강복을 청하기에 강복드리고 떠나셨습니다.

사랑으로 끝까지 이해하고 보내드린 후 아침 식사하고 나니 마음 한쪽이 아려오지만, 또 한쪽은 하시고 싶은 대로 해드려 마음이 편합니다.

이것저것 해야 하는 자리에 있으면서 또 다른 사랑의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사랑이 필요합니다. 부디 안전히 다시 한국에 돌아오시기를 기도합니다. 60여 년 맺은 사랑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