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과 땅, 사람 <마르코 10, 32-45>

하늘에 오른 사람은 땅에 내려와야 하고 땅에서 싹트고 꽃피고 열매를 맺으려면 섬기는 사람, 종같이 일하는 사람, 죽기까지 희생하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하늘에 계신 하느님이 사람이 되시려고 땅에 내려오셔서 우리에게 보여주신 복음적 삶은 섬김을 받는 것이 아니라 섬기는 삶이고 섬김은 종과 같이 일을 하고 사람의 가치를 하느님의 가치로 만들기 위함입니다.

사람은 하늘이 없고 땅이 없으면 생명을 유지할 수 없지만 하늘과 땅만 있고 사람이 없으면 쓸모없는 하늘이고 땅이 됩니다. 무엇을 생산하고자 하면 자본, 토지, 사람 노동의 삼대요소가 있어야 한다는 공의회 해설을 듣고 온 고진석<이사악> 신부님의 글을 보고 인간의 노동 없이는 자본과 토지가 아무 소용이 없다고 하듯이 하느님은 우주 안의 사람의 중요성을 강조하시면서 사랑과 희생의 삶의 필요성을 강조하셨습니다.

사람은 하늘에 오르듯 높은 자리를 탐하지만, 욕망을 채우려면 땅에 충실해야 합니다. 사람은 수고하지 않고 편하고 대접받는 자리를 원하지만 주님이 오시어 섬기고, 종으로 일하고, 당신 몸을 받치러 오신 것같이 하늘의 영광을 얻으려는 사람은 “정해진 이들이 받는다.” 고 하심 같이 수고하고 무거운 짐을 지고 가진 바를 내려놓은 사람의 것입니다.

한 나라가 융성하고 잘되면 그것은 가난한 마음으로 궂은 데서 일하고 땀을 흘리는 국민의 덕입니다. 길이 깨끗해지려면 먼지를 뒤집어쓰고 빗자루질하는 청소부의 덕이고 나라 경제가 융성해지려면 불가마 앞에서 불볕더위에 땅을 가꾸며 땀을 흘리는 농부의 덕입니다. 이래라저래라 콧대로 명령하는 사람들의 덕이 아닙니다.

저는 주님을 위하여 복음을 위하여 본당이나 선교지에서 수고하는 사람들이나 공장에서 농토에서 땀 흘려 일하는 이들을 위하여 기도합니다.
“너희 가운데 높은 사람이 되려는 사람은 <너희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저는 <너희를> 모든 사람으로 알아들으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