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이 끊어지는 일 <마르코 10, 1-12>

하나가 쪼개져 둘이 되고 맺어진 것이 어떤 사정에 따라 풀어지고 견고하게 서 있던 것이 무너져 버리는 일을 보게 됩니다. 오늘 복음은 혼인의 인연은 절대로 갈라져서는 안 된다고 하시며 “하느님이 맺어 주신 것을 사람이 갈라놓아서는 안 된다.” 하셨습니다. 그러나 모세는 어떤 조건에서는 이혼할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요사이 부자지간의 인연도 끊고 살고, 요즘처럼 이혼율이 높은 시대도 보기 힘듭니다. 신자들은 하느님의 법을 중요시하여 이혼 사유가 있어도 참고 견디고 죽기까지 인연을 이어가려고 합니다. 그러나 인연이 끊어지는 일이 있을 수 있습니다. 시작이 잘못되면 사기나 거짓으로 맺어진 인연이나 혼인성사의 목적을 상실한 사랑 없는 결합은 사실을 검토한 후 끊을 수 있습니다.

수도자가 믿음 없이 서원하여 믿음 없는 수도자의 삶을 살면 서원의 인연이 끊어지듯이 끊어지는 인연이 있습니다.

더구나 요사이 사람 중심의 삶을 중요시하는 시대적 요구는 천국의 삶이 아니라 지옥의 삶을 살면서 서로 사랑하지 않으면서 함께 일생을 산다는 것이 어려워 교회도 합당한 법을 이용하여 인연을 풀어줍니다. 하느님의 법을 어기는 것으로 보이지만 모세 시대에 환경에 따라 허용된 것과 같이 오늘 시대도 쇄신과 적응에서 다른 결론이 나옵니다.

그러나 인간적 노력을 다해야 할 의무는 남아 있습니다. 이런 말이 있습니다.

첫 만남은 하느님의 인연이고 만나서 인연을 이어가는 것은 인간 한 사람, 한 사람의 노력의 결과라고 합니다. 하느님의 모상인 인간은 자비와 일치와 사랑의 법을 각자 자기 안에 성장시키며 살아갈 의무가 있습니다.

감정이나 일과 관련된 손익을 생각하면서 결정할 일이 아니라 진실과 사랑을 마음 깊이 품고 살아야 합니다. 세례자가 주님을 떠나고 수도자가 주님을 떠나고 거룩해야 할 가정이 서로의 불편을 참지 못하여 떠나는 일이 없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