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례자 요한의 겸손 <요한 3, 22-30>

“그분은 커져야 하고 나는 작아져야 한다.” 요한이 하는 일과 주님이 하시는 일을 놓고 옆에서 쑤시며 이간질을 하려고 하니 요한은 더 겸손한 자세로 주님의 일을 앞세우며 참 겸손의 자세를 취하시며 주님을 들어 높입니다.

우리는 누가 다른 사람과 자신을 비교하여 잘하고 못하는 일을 말하면 속마음 속에 용심이 일어나 그 사람 하는 일 별거 아니라고 일축해버리고 자신이 더 나은 사람이라고 드러냅니다. 너와 나의 관계에서 우월하거나 잘난 척하다가 더 나은 사람을 만나면 부끄러워지며 더구나 주님 앞에 서면 더욱 부끄럽습니다.

마리아에게 뛰어난 덕은 바로 겸손입니다. 그분은 하느님의 전능한 힘에 굴복하고 자신을 주님의 종이라고 하셨습니다. 당신이 낳으신 주님을 방문한 목자들, 동방의 박사들, 성전에서 시메온과 한나의 칭송에도 침묵으로 일관하였으며 "그래, 내가 낳은 분이 우주의 왕이고, 대 사제이고, 대 예언자인가." 하고 좋아라 손뼉 치고 춤추고 하시지 않고, 잃었던 예수님을 성전에서 찾으셨을 때도 예수님의 말씀을 마음에 새기셨다고 합니다.

참 겸손은 “마음으로 가난한 자가 행복하다.” 하심같이 가난의 속성 중의 하나인 <온유와 겸손>, 하느님의 권능에 온전히 의탁하는 자세입니다. “아버지 뜻대로 이루어지소서.” 주님도 고난의 잔을 멀리해달라고 청하시나 "제 뜻대로 하지 마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이루어지소서." 하고 기도하셨습니다.

겸손한 사람은 남 앞에 머리를 조아리고 비굴하게 사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열리고 더 큰 하느님의 뜻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하느님 앞에 자신이 허무인 것을 고백하는 것은 자연의 현상 앞에 무력한 인간의 참모습과 같습니다.

교만한 기도를 하는 바리사이는 내치시고 자신의 비천함을 알고 주님의 힘을 구하는 세리나 창녀들은 들어 높이시는 것을 그들을 비교하는 말씀으로 들려주십니다. 성모의 노래에도 시편 119/ 21 “교만한 자를 꾸짖으시고 계명을 떠나 헤매는 자를 저주하신다고” 하십니다.

겸손한 이의 기도는 자기의 전 존재가 하느님의 손에 있고 하느님에게 속해 있다는 것을 항상 자각하는 것입니다.

이런 사람은 나의 행복은 너에게서 온다고 생각하며 너의 행복을 더 기뻐하는 사람입니다. 포기와 자신을 낮추는 것과는 다릅니다. 포기는 능력이 없어서 멈추는 것이고 내려놓는 것은 마음으로부터 나오는 가난한 결정입니다. 아름다운 마무리는 마지막을 마지막에 장식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마지막처럼 사는 것입니다.

오늘도 겸손한 삶을 살면서 하느님의 뜻을 지금 사는 곳에서 실천하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