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길 수 없는 허물 <마태 23, 27-32>

학생 때 담배를 피우다가 선생님에게 걸리면 불붙은 담배를 숨길 수 없습니다. 주님의 눈을 피해 숨을 곳은 한 곳도 없습니다. 율법학자나 바리사이들의 속마음을 다 아시는 주님은 그들의 불행한 행적을 들추어내면서 그들의 불행을 한탄하십니다. 우리도 죄를 짓고 주님을 속이지 못하고 언제나 드러납니다.

속담에 "털어서 먼지 나지 않는 사람 없다."고 하지만 가끔 국회 청문회를 시청하다가 딱한 사정을 보게 됩니다. 그런 자리에 올라올 때까지 쌓아올린 공적이나 인격적 성장이 하루아침에 무너지는 모습을 보면서 아무도 자기 탓을 숨길 수 없으며 주님 앞에 심판을 받으려면 아무도 주님을 속일 수 없습니다.

권력이 있는 사람은 사람 대로, 가진 것이 있는 사람은 가진 것을 가진 대로, 명예가 있는 사람은 명예 그대로 있습니다. 평범한 사람은 숨길 것도 없고 가난한 마음을 가진 사람도 두려울 것이 없습니다. 무엇을 누리고 무엇을 가지고 명성이 있는 만큼 숨기려 하다가 드러나면 더 부끄럽게 됩니다. 한때 총리까지 한 사람이 교도소로 들어가는 뒷모습을 보며 '그는 위선자 아니면 순교자일 것이다.' 이 나라를 위하여 밤낮으로 힘쓰다가 일어난 사건인지, 아니면 자기 사리사욕으로 일어난 사건인지는 역사가 증명하겠지만 숨길 수 없는 허물을 헌법재판소가 결정했다는 사실은 무엇을 부정해야 하는지는 각자의 의견에 맡깁니다.

그러나 오늘 복음에서 주님의 판결은 율법학자뿐 아니라 바리사이도 역사적 사례를 들어 말씀하시는 것을 보면서 우리 각자는 주님 앞에 숨김없이 드러나는 죄와 허물을 생각하여 더욱 자신을 돌아보는 깨끗한 삶을 살아야 하겠습니다. 힘 있는 사람, 가진 것이 많은 사람, 명예가 높은 사람일수록 자신의 위선적 행위를 반성해보아야 합니다.

주님 저를 비롯하여 교회의 사목적 책임을 지고 사는 이들이 "야! 이 위선자야."란 말을 듣지 않고 가난한 마음으로 살아가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