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안에서 자랑하라 <마태 23, 1-12>

사람의 이중성, 속과 겉이 다르게 사는 이들이 많이 있습니다. 겉은 순수하고 깨끗한 것 같아도 속은 검고 더러운 사람을 자주 보게 됩니다. 입에 오르내리는 정치인이 아닌 보통 사람도 아부와 아첨하면서 등 뒤에서는 비수를 꽂는 사람을 많이 봅니다. "구밀복검"이란 고사성어가 있습니다. "입에는 꿀을 바르고 뱃속에는 칼을 품고 산다."는 말입니다.

오늘 복음에 좋은 일을 한다고 하면서 자기는 무거운 짐을 지지 않고 다른 이에게 짐을 지우는 사람, 장터에서 인사받기 좋아하고 겉치장을 좋아하고 스승이란 말을 듣기 좋아하고 모임에서 윗자리나 편한 자리를 차지하려는 사람은 자기 자랑만 앞세우는 사람입니다.

사실 주님이 아니고는 저는 이런 자리에 있지도 못하고 이런 자리는 언제나 꼴찌인 나에게 부당하게 느껴지며 자랑할 것이 있으면 주님 안에서만이 자랑거리여야 합니다.

주교 복장, 주교의 관은 주님이 아니시면 의미가 없으며 제가 존칭을 받는 것도 주님의 덕입니다. 모르는 곳에 가면 할아버지, 아저씨라고 부릅니다.

그뿐만 아니라 사람이 사람대접을 받는 것도 하느님의 은덕이 아니면 인간의 존엄성도 의미가 없습니다. 저는 가끔 나는 자랑할 것이 없는 사람이며 주님이 아니시면 이런 자리에 있지도 못한다는 생각을 합니다.

주님 안에서 자랑하고 사는 사람은 자기 자랑거리를 자기 것으로 생각하지 않고 그런 자리에 있으면서 그 자리를 탐내거나 시기 질투하는 사람에게 화를 내지 않습니다.

"내가 누군데 나를 무시해? 내가 주교인데 신부인데 수도자인데."하고 자기를 앞세우는 사람은 바로 율법학자나 바리사이처럼 사는 사람입니다.

나는 누구입니까? 하느님 아니고는 존재의 의미가 없는 사람일 뿐입니다. 무엇을 했다고, 무엇을 가지고 있다고, 알려졌다고 자기가 무엇이나 된 것같이 존경받고 편하고 안전하게 살려고 하면 하느님 위에 있으려고 했던 아담이나 하와와 다를 바 없습니다.

저는 오늘도 하느님의 힘으로 존재하고 일을 하고 살아가는 우리는 주님 안에서만 자랑하는 삶을 살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