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자 살아남는다 <마태 13, 18-23>

오늘 씨 뿌리는 비유 말씀은 바탕이 좋아야 많은 결실을 본다는 말씀이지만 악조건 나쁜 환경에도 살아남기 위해서는 씨 자체가 강한 생명력을 가지고 있으면 어디든지 싹을 틔우고 성장합니다. 블록 사이에서 생명력을 과시하면서 파란 새싹을 피우는 풀을 보면 생명력이 강하다는 것을 느낍니다. 어제 영월 산속에 명의 나물 씨앗을 시가로 40만 원 10,000개를 얻어 오면서 주시는 분이 지금 씨앗을 심으면 적기라고 하시며 약간 기후가 차가워야 하고 잡풀이 나와도 잡풀을 뽑지 말고 그대로 두면 가을에 잡풀은 시들고 명의 나물이<일명 산 마늘> 추운 겨울을 지나고 봄에 눈 속에서 싹이 돋아 나와 자라게 된다고 합니다.

제가 어느 수녀원의 지도 신부를 하는 동안 여자들의 억세고 강한 모습을 보고 "왜 여자답게 살지 않는가?" 하니 "신부님 여기는 강하지 않으면 수도생활을 못 합니다." 하여 지내면서 보니 악조건을 극복하고 서로 행동이 거칠어도 공동체에 대한 사랑을 보고 '그렇게 살아야 하겠구나.' 생각하였습니다.

세상은 나를 부드럽게 감싸주지 못하고 서로 시기, 질투, 악의를 가진 사람, 악조건이 우리를 감싸고 있습니다. 태풍이 불어오고 비가 억수같이 온다고 밖에 나가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강한 의지를 갖추고 약할 때 의지할 강한 힘을 찾고 함께 갈 사람을 만나야 합니다. 그 힘을 주시는 분은 주님 외 다른 사람은 없습니다. 주님과 함께 있으면 불에 들어가도 타 죽지 않고 끓는 물에 들어가도 데지 않습니다. 죽음의 음산한 골짜기를 간다 해도 두려울 것이 없습니다. 나는 얼마 전부터 수도원 안에서도 마음 터놓고 말을 주고 속마음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저의 기도는 더 간절하게 되어 갑니다. 아마 주님은 당신에게만 향하여 살도록 이끄시는 모양입니다. 오늘도 사람 말을 들어보니 “아” 다르고 “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가끔 수도원을 나가면서 형제들을 원망하고 수도원은 사랑이 가장 많아야 하는 사랑이 없다고 합니다. 그때 저는 60여 년의 경험 속에 이런 말을 합니다. "수도원에 사랑이 없는 것이 아니라 당신이 사랑하지 않아서 사랑이 없는 것같이 생각하는 것입니다." 자기를 사랑하는 사람은 어디서나 사랑을 만날 수 있습니다. 자기를 사랑하는 이만이 강하게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수도생활을 통해 내공의 힘을 기르는 사람과 다른 사랑에게 의지하여 살라는 사람과 차별이 있습니다.

저는 오늘도 "주님! 저에게 힘을 주십시오. 모든 수도 형제들이 주님 안에서 힘을 얻고 모든 난관을 극복하도록 이끌어 주시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