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자 없는 양 <마르코 6, 30-34>

오늘 주님이 교구마다 많은 사제를 보시고 같은 말씀을 하실까요? 같은 말을 하시는데 목자 잃은 양들 같다고 하실 것입니다. 얼마 전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파라과이를 순방하시며 마지막 떠나실 때 하신 말씀 중 파견을 받은 사람은 “빵” “돈” “보따리” "지팡이"에 집중할지 모르지만 하나의 핵심 단어가 있는데 "받아들임" <어서 오십시오> 입니다. 좋은 선생, 좋은 스승, 받아들여지도록, 환대를 경험하도록 파견하십니다. 주님은 제자들을 영향력 있는 사람, 주인 의식 가진 이, 규제로 무장한 관리자로 보내지 않으시고..... 주님의 생명과 관용과 사랑의 길로 들어서도록..... 권세를 부리고 억압하고 조작하는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따뜻하게 맞이하고, 받아들이고, 보살피는 사고방식으로 나아가기 위함입니다.

교황님의 말씀을 따라 살려면 목자로 파견받은 사람은 가는 곳의 현실을 잘 파악해야 합니다. 아이가 울 때 어머니는 왜 우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배가 고파 우는지 똥이나 오줌이 나오니 우는지 모든 것을 충족시켜 주어도 울면 온몸을 살펴 열이 나는지 머리가 아픈지 아니면 무엇에 질려서인지 우는 이유를 정확히 알아보아야 합니다. 울지 말라고 때리면 더 울게 됩니다.

교황 비오 12세께서 “교회는 변천하는 세계와 유리되어 추상 세계에 살지 말고 변하는 세계에 적응하기 위하여 교회의 모습을 변화시켜야 합니다.” 하셨습니다. 오늘의 올바른 목자는 마태복음 16장 3절 “하늘의 징조는 분별할 줄 알면서 시대의 표징들을 분별할 수 없습니까?”라는 말을 듣게 됩니다. 착한 목자는 어디서나 환대를 받아야 합니다. 착한 목자는 양을 알고 양들도 목자를 알아봅니다. 착한 목자가 많으면 양들은 목자 없는 가련한 양이 아닙니다.

사목헌장을 다시 보면서 교회 참모습을 현실 안에 그려보고 저의 지난날을 회상하면서 잘못한 일을 반성해봅니다. 다시 돌아가 사목을 시작하면 신자들을 목자 없는 양들처럼 버려두지 않을 것인데 생각하면서 오늘 일선에서 사목하는 이들이 저 같은 누를 범하지 않았으면 하여 늦게나마 이런 묵상 글을 올립니다. 현 교황님을 공경하며 더 강한 어조로 목자들을 이끌어 가시기를 기도합니다.

[사랑하다 죽어버려라]

-정호승-

사람들은 사랑을 모른다

자기 마음대로 사랑하고

사랑한다고 말을 한다

너는 어찌 되었던지

너만 사랑하고

사랑한다고 말을 한다

너는 무엇을 원하는지

너는 무엇이 되고 싶은지

물어보지도 않는다

그저 내가 원하는 것만

내 마음대로 네가 되는 것을

사랑이라고 말한다

사랑하다가 죽어야 하는데

너를 사랑하기 위해

내가 죽어야 하는 것이

사랑인 것을 알지 못한다

나를 살리는 것은

사랑이 아닌 것을 알지 못한다

너를 살리는 것이 사랑인 것을 알지 못한다

그러므로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