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향하는 사람 <루카 1, 57-66. 80>

세상에는 하늘만 보고 사는 사람, 땅만 보고 사는 사람, 하늘과 땅을 함께 사는 이들이 있습니다. 오늘 세례자 요한의 탄생 축일을 지내면서 요한은 하늘을 향하여 오실 분을 기다리고, 하늘을 모르고 땅만 보고 사는 이들에게 하늘을 향하여 살라고 알려주시기 위하여 태어나신 분입니다. 그는 성령의 빛을 받고 어머니 태 안에서부터 하늘에서 오신 분을 찬미하고 세상에 나오시어 하느님의 어린 양을 보라고 하시며 그의 길을 닦아 주시고 바르게 오시고 바르게 가도록 인도하십니다.

이런 사명은 요한에게만 아니라 땅만 보고 사는 사람에게 하늘을 향하여 살도록 하느님은 성령을 통하여 하늘의 주님의 길잡이가 되는 사람들을 이끌어 주십니다. 교회를 통하여 세례자 요한보다 더 나은 사람들이 생기도록 사도들을 비롯하여 사제직을 만들어 주셨습니다.

그런데 요한보다 더 나은 사람으로 불렸지만 그만 못한 사람으로 사는 이들이 있어 하늘나라는 박해를 받고 있습니다. 하느님이 만들어 준 사명을 망각하고 땅을 보고 살고 다른 이들도 땅에 머물러 살도록 이끌고 있습니다.

어제 제가 영세 주고 수녀원까지 들어가 2년을 살다가 몸이 허약해져 퇴원하여 40여 년을 사는 70이 다된 부인을 만나 인간 정으로만 저를 만나고 교회에 나가지 않는다고 말하는 모습에서 하늘을 향하여 살도록 이끌어야 할 사람들이 땅에 떨어져 살게 하였다는 생각에 마음이 저렸습니다. 저더러 "원장 신부님, 수도자들에게 편견을 두지 마시고 모두를 사랑하라."고 부탁하는 모습에서 반성의 여지를 남겨 놓았습니다. 50여 년 동안 사목자로 하늘나라를 향하여 살았는지, 아니면 하느님을 향하여 사는 길을 흐리게 하거나 막지 않았는지, 주님의 길을 제대로 닦고 주님이 하늘과 땅을 연결하도록 이끌었는지 반성하면서 지금부터라도 땅에 사는 이들이 하늘을 향하여 살도록 주님의 종으로 살기를 결심해봅니다.

세례자 요한보다 더 높은 자리에 있는 모든 이들이 하늘을 향하여 살고 이끌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