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과 평화 <마태 10, 7-13>

가난한 사람은 참 평화를 누리고 사는 사람입니다. 가진 것이 많은 사람은 가진 것에 대한 애착이나 관심 때문에 없어질까 빼앗길까 불안하여 마음의 평화를 누리지 못합니다. 죽음이 임박해도 가진 것을 생각하면서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슬픔 속에 세상을 떠나게 됩니다.

제가 첫 본당신부로 부임한 곳에서 그 지방의 제일 부자라는 사람이 병으로 죽게 되었는데 대세를 청하기에 찾아가 대세를 주려고 하니 내 말을 듣고 "예, 예" 하다가 마지막에 신부님 "저 5분만 더 살게 해 주세요. 저 많은 재산 두고 가는 것이 고통스럽습니다. 나이 어린 사제로서 받아들이기 힘들었습니다.

오늘 복음에 “그 집에 들어가면 평화를 빈다고 인사하여라.” 여기에서 평화는 전대도 가지고 가지 않고 복음을 전하기 위하여 나선 사도들에게 가난한 마음으로 맞이하는 사람에게 평화가 있으나 가난한 마음이 없는 사람은 평화를 누리지 못한다는 말씀으로 다른 복음에는 발의 먼지까지 떨고 나오라고 하십니다. 가난한 사람의 평화는 가진 것을 나눌 줄 아는 사람입니다.

전쟁이 왜 일어납니까? 이는 더 가지려는 사람과 뺏기지 않으려는 사람과의 싸움입니다. 그래서 평화를 빼앗기게 됩니다.

요사이 교회와 성직자들의 가난에 대한 깊은 관심과 요구가 있습니다. 의식주 문제까지 우리는 가난한 삶을 지향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고급 승용차, 고급 주택, 사치스러운 생활, 맨손 체조해도 되는데 운동한다고 골프채 들고 다니는 것, 사회의 유지 모양 살고자 하는 것은 주님의 말씀에 반대되는 비그리스도의 삶입니다. “금도 은도 돈도 지니지 마라, 여행 보따리도 여러 벌 옷도 신발도 지팡이도 지니지 말라, 일하는 만큼 먹을 것 받을 것이다.” 나는 이 대목에 마음이 편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나눔으로 평화를 얻어 살려고 합니다.

저는 부끄럽게도 15살부터 가정을 돌보기 위하여 막노동, 장사 집에 심부름, 16살에 세관의 급사 하면서 가사에 경제적 도움을 주고 18살까지 미군 부대 목공장에 들어가 일을 하다가 발가락이 잘리기까지 해서 저는 가난이 얼마 고통인지를 알고 있습니다. 

어제 메르스 때문에 가택 격리된 사람들의 생활고를 들으면서 마음이 아파져 오고, 생존 경쟁을 하면서 일 년 이상 굴뚝 위에서 시위하는 사람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파져 옵니다.

이 모든 것이 가난과 평화를 조화 있고 정의롭지 않게 하는 사람들의 탓입니다. 기업주는 잘 먹고 잘 쓰고 살면서 가난한 노동자는 저 고생을 하는 것은 평화를 해치는 있는 자의 횡포입니다. 교회 밖에서 일어나는 이 전쟁에 우리만 안전하다고 생각하지 말고 나누어야 합니다.

어제 케미칼 공장에 미사를 드리러 가는 형제들이 그곳에 오시는 신자들을 위하여 김밥 150명분을 준비했다는 말을 듣고 역시 우리 수도원이구나 생각하면서 평화로운 잠을 잘 잤습니다.

참 평화를 원하는 사람은 가진 바를 나누면서 가난한 마음으로 살아갈 때 모두에게 평화를 심어 주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