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는 그리스도에 대한 한정되고 불완전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우리의 기준에 따른 것이다.

우리는 그리스도를 바라고 원하며, 이상적이라고 제멋대로 생각하고

만들어 내는 경향이 있다.

우리가 찾고자 하는 것을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찾는다.

우리는 그리스도를 하느님의 육화로만 생각하지 않고

우리와 우리의 사회 그리고 일부 사회 사람들이 우연히 추구하게 된

어떤 것으로 만들어 버린다.

그렇기 때문에 완덕은 그리스도를 본받고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그리스도를 재현하는 것이라고는 하지만

우리가 상상하는 그리스도를 본받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우리가 복음서를 읽는 것은 그리스도를 이해하고

그리스도에 대한 개념만을 얻기 위해서가 아니고

우리에게 계시된 하느님의 말씀에로 들어가 그것을 거쳐

하느님으로서 우리 안에 살고 계시는 그리스도와 생생한 관계를 믿음으로

맺기 위해서이다.

그리스도를 우리 안에 형성하는 문제는 우리의 노력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복음서를 공부하고 우리의 생각을 실천에 옮기는 것으로 될 문제가 아니다.

물론 그렇게 하려고 노력도 해야겠지만 무엇보다 언제나 성령께 순종하며

은총의 인도를 받아야 한다.

우리가 그리스도의 삶을 재현하기 위해서 우리의 생각과 판단,

그리고 노력에만 의존한다면 우리는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신심 행위를

하는 데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 행위는 대단히 부자연스럽고 가식적이며 비생산적이어서

결국은 우리가 만나는 모든 사람을 놀라서 도망가게 만든다.

그리스도가 누구이신지를 우리에게 가르쳐 주고 우리 안에 그리스도를

형성해 주며 또 우리를 제2의 그리스도로 만들어 주시는 분은 성령이시다.

결국 그리스도로 변화되는 것은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그리스도는 한 분 뿐이시지 여럿이 아니다.

그리스도는 나누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내가 그리스도가 된다는 것은 온전한 그리스도의 생명에로 들어가는 것이다.

온전한 그리스도란 머리와 지체로 이루어진 신비체,

즉 그리스도와 성령으로 인해 하나가 된 모든 사람들로 구성된 신비체이다.

그리스도는 은총과 믿음으로 당신을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 안에 당신을 형성해 주시며,

동시에 그들을 모두 당신 안에 하나가 되도록 한데 끌어 모으신다.

이런 한 몸의 생명이신 성령께서는 몸 전체에, 그리고 지체 하나하나에 사신다.

그래서 신비체로서의 전 그리스도가 그리스도이시며 각 개인이 그리스도이다.

그렇기 때문에 세상에 사시는 그리스도의 애정과 성품을 가지려면

자기의 상상력에뿐 아니라 믿음에도 의존해야 한다.

내적 일치의 어둠 속으로 들어가서 모든 상념을 다 떨쳐 버리고

그리스도로 하여금 당신의 십자가로써 여러분 안에 당신을 형성하게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