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이 하신 일 <마태 25, 31-46.>

인간으로 세상에 오신 주님은 굶주리시고, 목마르시고, 집도 없는 나그네였으며, 헐벗어 십자가상에서 입으신 옷까지도 다 빼앗기고, 병든 이들과 함께하시고, 감옥에 갇히시는 고통을 직접 체험하시면서 이런 사람들에게 사랑을 베푸는 사람을 천지 창조 때부터 준비한 나라로 초대하신다고 하십니다. 현대에 오셨으면 "비정규직 노동자들로 언제 해고될지 모르는 불안한 사람, 정리 해고로 일자리를 잃고 노숙자 생활을 하는 사람, 전쟁이나 부부들의 이혼으로 고아가 된 어린아이들, 불의한 판관들의 판단으로 억울하게 옥살이하는 사람까지 사랑하였는가?" 물으실 것입니다. 오늘도 주님은 그들 안에 현존하시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오늘 복음에 고통당하는 이들의 종류는 참으로 보편적이며 현세에도 깊은 관심 속에 돌보아야 할 일입니다. 저는 일생에 가장 맛있는 음식을 먹은 적이 있었습니다. 나이 16세 때 먼 거리를 걸어서 갔다가 늦은 저녁까지 점심 저녁을 못 먹고 있는데 그 집에서 차려준 음식은 참으로 오늘까지도 잊지 못합니다. 그 당시 배고픈 시대이며 저는 18살까지 배고픔, 목마름, 지게를 지고 먼 중국인 농장까지 가서 물을 날라다 먹었으며 유치장에도 들어가 보았고, 6.25로 피난길을 떠나 제주도, 부산에서 가족과 떨어져 혼자 나그네 삶을 살아보았습니다. 19살, 수도원을 찾아 순심고등학교를 다닐 때도 하숙생활을 하며 힘들게 살았습니다.

이런 이유로 본당 신부로 살면서 가난한 농촌운동을 하였고 가난한 이들을 위하여 깊은 관심을 가지고 사랑하면서 살려고 하였습니다.

지금은 그 모든 일을 할 처지가 아니라도 사랑을 하는 삶을 저버리지 않고 사랑이란 최고의 사명을 생명처럼 여기고 살려고 합니다.

약간의 규칙을 어기면서 잘못한 일이 있어도 "저는 주님 앞에 사랑하며 살려고 하다가 이렇게 되었습니다."라고 말을 하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수도자의 청빈의 삶은 나누기 위합니다.

저는 그래도 못한 사랑이 있음을 깊이 깨닫고 주님의 자비를 구하면서 모두가 고통받는 사람들을 사랑하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