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기록된 이름 <루카 10, 17-24.>

사람은 세상에 자기 이름을 남기려고 온갖 수단과 방법을 다 사용합니다. 심지어 범죄자도 자기 이름이 신문에 난 것을 자랑할 정도입니다. 단체 사진을 찍고 사진을 볼 때 자기 모습을 먼저 찾아보고 자기 얼굴을 확인합니다. 역사적 인물이 되려고 가짜 논문을 쓰고 남의 것을 표절하고 제자들이 쓴 논문을 자기 것처럼 발표하고 이름이 나기를 바랍니다.

이런 일 저런 일을 하면서 유명세를 얻으려고 합니다.

어느 날 아빠스직을 사임하신 분이 또 다른 일을 계획하고 일에 욕심을 부리기에 "우리는 하늘나라에 이름이 기록되기 위하여 수도자가 되었지 세상에 이름을 남기려고 수도자가 된 것이 아니니 외적 일보다 내적 일에 마음을 쓰며 겸손하게 살아야 합니다." 말을 하고 수십 년이 지난 다음 오늘 그분의 삶을 보니 그 삶의 의미는 온데간데없고 지금은 하느님의 마음에 드는 일을 하시면서 기도와 희생의 삶을 살고 계십니다.

법정 스님은 자기가 저술한 책을 임종 시에 다 폐기하라는 유언을 남기고 떠나는 마음을 알 만합니다. 죽은 사람과 산 사람들의 일은 아무 연관성이 없어지게 됩니다. 가져온 것도 없이 세상에 왔다가 가져갈 것이 없이 떠나야 할 운명인 우리는 하느님 마음에 기록되는 것이 가장 의미 있는 일입니다. 그 안에 영원히 머물러 살기 때문입니다.

저는 오늘도 주님을 따르는 사람은 세상에 이름이 기록되기를 바라지 말고 하느님 나라에 기록되기를 기도합니다. 볼 수 없어도 보이고 들을 수 없어도 들리고 만져지지 않아도 만져지는 주님 안에 영원히 살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