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조건 <마태 5, 20ㅡ26.>

사랑은 조건 없이 해야 한다고 하지만 하느님의 사랑은 인간의 사랑을 기초로 합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형제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하느님의 사랑에 이르지 못합니다. 오늘 복음에 "제단에 예물을 바치려 하다가 형제에게 원망을 들을 일이 있으면 형제와 화해하고 예물을 바쳐라." 하십니다. 이것이 하느님 사랑의 절대적 조건입니다.

형제가 불의에 의하여 고통을 당하는 것을 보고 하느님에게 제물을 바친다는 것은 하느님의 뜻이 아닙니다. 하느님의 사랑은 보잘것없는 피조물을 통하여 우리에게 전달됩니다. 하늘의 태양을 통하여서부터 들에 핀 야생화 한 폭까지 하느님의 사랑을 전해주시듯이 하느님이 가장 사랑하는 하느님의 모상인 사람을 통하여 얼마나 큰 사랑을 바라시겠습니까?

어제 밀양의 불행한 사태에 고통당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려고 수녀들이 쇠사슬을 함께 묵고 저항하다가 팔이 부러지고 끌려가는 모습은 형제적 사랑을 통하여 하느님의 사랑을 보여주는 한 현상입니다.

인간이 말이 있어 말로써 대화의 길이 있는데 강제 철거 방법밖에 없을까? 나라는 국민을 보호하고 살리는 의무를 저버리고 어찌 나라를 바로 다스릴 수가 있을까? 말이 안 통한다고 할지 몰라도 말 안에 화해와 이해의 내용이 없이 한 쪽으로만 밀고 나가는 것은 불통이라고 합니다. 사람과 사람의 통교가 이루어진 다음에 하느님을 찾아야 응답이 있습니다.

화해와 통교를 하고자 하는 의도가 선행되어야 하느님에게 드리는 예물이 받아들여집니다.

오늘 일어나는 불합리한 현상에서 우리는 서로 양보하고 화해하며 하느님께로 나아가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