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를 거부하는 사람 <마태10, 7ㅡ13.>

"가서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라." 하시면서 "평화를 거부하는 사람의 평화는 너희에게 돌아온다."고 하셨습니다. 평화를 주고자 해도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이 있으면 그 평화는 전하는 사람에게 다시 돌아온다는 말씀의 뜻은 무수한 순교자의 삶을 보고 알 수 있습니다. 오늘 축일을 지내는 사람은 전답을 모두 팔아 복음 전파에 전념하였으나 결국 순교자로 하느님만이 주시는 평화에 들어가셨습니다. 오늘 이 시대도 평화를 거부하는 이들로 인하여 박해를 받고 고통 중에 살지만, 평화를 전하는 사람은 자신 안에 참 평화가 있어 평화로운 삶을 살아갑니다.

정의를 따르지 않는 사람에게 정의를 주어도 받지 않으면 정의를 위하여 투쟁하여야 하며 사랑을 주려 해도 받지 않으면 사랑할 수 없습니다. 복음을 전하려 해도 받아들이지 않으면 발의 먼지까지 털고 나오라고 하심 같이 뒤돌아서야 합니다. 로마는 그 많은 순교자가 300년 동안 생긴 다음에야 복음을 받아 드렸듯이 용기와 인내심을 가지고 때를 기다려야 합니다.

개인적인 관계도 아무리 자비심을 가지고 대하여도 자비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자비는 무력해지며 사랑을 하려고 해도 손이 마주쳐야 소리가 나듯이 상대적입니다. 헛손질 치며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각기 자기 길을 가야 합니다. 방향을 서로 의논하여 결정하지 못하면 바다로 갈 사람은 바다로, 산으로 갈 사람은 산으로 가면 각기 자기 평화를 얻을 수 있습니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는 것이지 절을 없이할 수 없습니다. 함께 갈 수 없는 길을 같이 가려고 하면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가지 못합니다.

저는 오늘 주님이 평화를 받을 사람이 없으면 평화를 줄 수 없다고 하셨듯이 안 되는 일을 잡고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주님 안에 평화를 누리고 살아가는 이들을 위하여 기도합니다.

주님 안에 평화를 누림은 주님의 십자가의 신비를 받아 드리고 사는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