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어찌하여 그곳에 계십니까? <주님 수난의 날>

"죄 없는 사람은 그곳에 계시면 아니 됩니다. 극악무도한 죄인들이 고통을 통해 개과천선하는 곳입니다. 아니 저를 대신하여 계신다고요? 제가 있을 곳인지 저도 압니다. 주님 나오십시오. 그 자리는 제자리옵니다." 아침 일찍이 성체조배 하면서 내 마음에서 울려 나오는 소리에 저는 주님은 "아니다. 아버지의 뜻을 따르려고 이곳에 와서 십자가의 죽음까지 견디어 내야 한다."고 하십니다.

주님은 배신과 저주소리 듣고 조소하는 무리에 대꾸도 하지 않으시고 침묵으로 견디어 내시니 인간의 고통은 이에 비해 아무것도 아닙니다. 죽지 않고는 살지 못한다는 진리를 알려주시고 죽은 이를 살리는 길은 죽음을 극복한 자들의 공로입니다. 나라가 죽어 식민지가 되었을 때 안중근 의사가 죽음을 무릅쓰고 나라 살리는 길을 열어 독립의 길을 가능하게 하시어 죽은 나라를 구하였듯이 겨울의 찬바람, 메마름을 극복한 나무가 꽃 피어 열매를 맺게 하듯이 십자가에의 달리신 주님은 죽음을 통하여 많은 열매를 맺게 하셨습니다.

주님이 그 길을 가시지 않으셨으면 우리의 구원은 불가능하며 인류는 이보다도 더 무서운 시련에 빠져 더 무서운 죽음 속에 살게 되었을 것입니다. 주님의 수난과 죽음이 모두를 살리시고 새로운 세상을 보게 하고 폭력으로, 가난으로, 메마른 인정으로 죽어가는 사람을 살리시는 동기가 되었습니다. 외로운 이들의 참 벗이 되어 주시고 병들어 죽어 가는 이들에게 희망이 되었습니다.

주님의 수난과 십자가의 죽음으로 우리를 살리시는 주님! 우리에게 자비와 사랑을 주시어 고통 중에 있는 모든 이에게 희망과 사랑을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주님이 그곳을 떠나지 않으시듯이 저도 이곳을 떠나지 않고 한 사람이라도 구원받도록 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