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의 증언 <요한 8, 21ㅡ30.>

우리 교회는 주님의 십자가 외 자랑할 것이 없으며 십자가를 통하여 하느님의 나라로 올라갈 수 있습니다. 교회의 역사는 순교자의 역사이며 순교자의 삶이 우리의 믿음을 강하게 합니다. 주님은 아버지의 지시를 따라 사신 것이며 하느님 아버지의 아들이시고 하느님이신 것을 증언한다고 하십니다. 십자가 없는 삶은 아무도 감동을 주지 못하고 성공을 할 수 없습니다.

이번 리듬체조에서 손연재가 금메달 딴 것을 기사로 보면서 그 뒤의 고난과 피눈물 나는 노력의 결실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나는 이런 노력을 하면서 수도자로 행복과 성공을 기대하고 살고 있는가?' 그저 타성에 젖어 고난 없는 생활을 하고 있다면 나 스스로 주님의 제자라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자신이 진실하고 사랑의 삶을 산다는 것은, 그 일로 인하여 얼마나 큰 십자가를 지고 가는가의 문제입니다. 신앙생활을 떡 먹듯이 쉽게 하려는 사람은 먹다 남은 떡을 아무 데나 버리는 사람과 같이 올바른 신앙의 삶을 살지 못합니다.

너와 나의 사랑도 얼마나 너를 위하여 희생하며 어려움을 참고 견디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오늘날 교회가 이념적으로만 가난한 사람을 돌보아야 한다면 실질적 면에서 아무런 성과가 나지 않습니다.

주님의 십자가는 이념적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당신 자신을 내어놓은 희생의 삶이어서 우리는 어떤 고난에도 주님을 따르는 것이 참 구원임을 깨닫게 됩니다. 사제가 강단에서 서로 사랑하라고 외치며 십자가의 의미를 말해도 자신은 조그만 어려움도 인내하지 못하거나 자비심이 없으면 사목자로서의 자격을 잃습니다. 교회가 가난하게 살라는 의미는 십자가를 지고 가신 주님을 따라 살아야 한다는 말입니다.

저는 오늘도 교회가 십자가 상의 가난을 본받고 믿음을 증언하는 삶을 살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