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경꾼의 책임 <루카 16, 19ㅡ31.>

오늘 복음에 자기 재산에 도취하여 가난하고 종기투성이고 부자의 밥상에 떨어지는 빵 부스러기도 얻어먹지 못하는 나자로에 무관심한 부자의 죽은 다음의 고통을 비유로 말씀하십니다. 더 깊은 내면을 보면 그 집을 드나드는 사람들은 그 광경을 보고도 관심 없이 지나갔지만, 개들이 종기를 핥았다는 말은 개만도 못한 구경꾼을 생각하게 합니다.

어느 방송사가 요사이 젠틀맨이란 제목으로 길거리나 어떤 급한 상황에 부닥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을 보고 관심을 가지고 도와주는가, 무관심한가를 살펴서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이가 있으면 젠틀맨으로 선택하는 내용인데 실패도 하고 성공도 합니다. 목숨을 내놓고 도와주는 사람들을 볼 때 아직 세상은 살 만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 얼마나 무관심으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내버려두는가? 오히려 피해 도망가는 사람들이 아닌가? 자신부터 반성해야 합니다. 불의를 보고 참지 못하는 사람, 불의를 고발하고 교정하도록 하는 사람, 이웃의 고통을 나누고 함께 하는 사람들이 바로 올바른 크리스천입니다. 간음하다 들킨 사람을 비웃고 돌로 치라는 바리사이들에게 주님은 그 여인 편에 서서 죄 없는 사람이 여인을 돌로 치라고 하니 모두 나이 많은 사람부터 떠나 아무도 남지 않았다고 합니다. 주님은 여기에서도 방관자 아니시고 적극적으로 죄인의 편에 서서 돌로 맞아 죽을 여인을 구하셨습니다.

무관심이나 무기력으로 지금도 나자로 같은 이들이 길거리나 골방에서 굶주리고 외로움으로 죽어 가는데 구경꾼으로 산다면, 오늘 비유를 세상에서 고생하다가 죽으면 천당에 가고 부자로 호의호식하다가 죽으면 지옥 가는 것으로만 알아듣는다면 우리는 무관심으로 고통을 당하는 이들을 구할 수가 없습니다.

저는 오늘 고통을 당하는 이 옆에 구경꾼으로 남아 있거나 무관심한 이들을 위하여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