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해야 할 것 <마태 7, 7ㅡ12.>

오늘 복음에 "청하라, 구하라, 두드려라." 하시면서 "주고, 얻게 하고, 열릴 것이다." 하셨지만 무엇이든지 주신다는 말씀이 아닙니다. 청해야 할 것이 따로 있습니다.                                                                                                                                                진, 선, 미입니다. 거짓이나 악한 것이나 추한 것은 아닙니다. 기도는 하느님과 올바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것입니다. 기도는 하느님의 뜻을 따르는 것입니다. 우리가 청하기 전에 하느님은 무엇을 주셔야 하는지, 필요한지를 아시는 분이십니다. 능력이 있는 사람에게 무엇이든지 청하면 다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상호 간의 대화를 통해 필요한 것을 들어주고 나누어 줄 수 있습니다.

저는 가끔 우리가 하느님으로부터 필요한 것을 다 받고 가지고 있으면서 필요 이상의 것을 찾아 구하는 것은 지나친 욕심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구하는 사람은 우선 가난한 마음으로 청하고 구하고 두드려야 합니다.                  어느 날 아버님이 돌아가셨는데 제가 장남이라, "주님이 청하면 주시겠다고 하셨으니 살려주십시오. 신학교를 이제 들어가 사제가 되려는데 신학교를 중단하지 않게 해주십시오." 청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아시고 저를 이끌어 사제로 살게 해주셨습니다.

얼마 전 아빠스님이 미국 아빠스 회의에 가셨다가 돌아오시는 시간이 3월 4일이었습니다. 다음 날 재의 수요일 전례 주관을 하셔야 하는데 시차 때문에 일어날 수 없을까 봐 전날 형제들에게 아침에 일어나실 수 있도록 기도를 부탁하였는데 그날 아침 기도부터 나오시는 것을 보고 "주님 찬미 받으소서." 그날 전례를 행하고 사순절을 잘 시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주님의 뜻은 청하는 사람 편에 계시어 기도를 들어 주심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주님은 우리 편이십니다. 아니 주님을 통하지 않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너희는 나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하셨습니다. 주님을 의지하여 살고 주님을 중심으로 사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땅에 있는 아버지보다 하늘에 계신 아버지가 더 청하는 바를 들어주십니다.

오늘도 청하고 구하고 두드리는 삶을 통해 축복받는 삶이 되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