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눈 <마르코 7, 31ㅡ37.>

모든 것을 빛으로만 보면 그 현상 외 다른 것을 볼 수 없으며 마음으로 볼 때 올바른 현상을 볼 수 있습니다. 어느 날 보경사 산행을 하다가 셋째 폭포에 이르러 그 안에 포함한 역사적 흐름을 감상하는데, 거기까지 찾아간 사람들이 사진 한 장 찍고 내려가는 모습에서 자연을 자연으로만 보고 그 자연 안에 담긴 내용을 보지 못하는 것을 바라보았습니다. 저는 한 자리에서 2시간 이상 머물면서 태곳적부터 이곳을 찾은 많은 사람을 생각하며 주님의 시대 전에 있었던 그 사실과 연관해서 폭포의 의미와 아름다움을 감상하고 돌아오면서 다른 이가 보지 못한 것을 보았습니다.

하느님을 외적 모양으로만 보려고 하거나 창조된 현상만 보려고 하면 진정 하느님이 누구이신지 알아볼 수 없습니다. 어떤 이가 부모를 자기 보호자, 경제적 후원자로만 보면 부모의 참 의미를 알지 못하고, 부모의 공경은 물질적인 것 외 다른 의미를 찾을 수 없습니다.

부모는 나의 후원자 외 더 큰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같이 이웃이나 친구나 가까이 있는 사람을 나의 이용가치로만 보면 이용가치가 없어질 때 배신자가 되거나 쉽게 관계가 끊어집니다. 얼굴만 보고 외적 모습만 보고 관계를 맺으면 변함없는 관계를 유지하지 못합니다.

"에파타" "열려라." 우리 서로 마음의 눈을 열자. 마음의 눈을 닫으면 보이는 것은 허상이요 아무 관계가 없는 무의미한 현상뿐입니다. 마음의 눈은 가난한 마음이며 가난한 마음은 사랑이 가득 찬 눈입니다. 사랑의 눈으로 보면 미운 것이 없고 관계를 맺지 못하는 것이 없고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 없으며 모든 사람이 눈 안에 들어 서로 행복하게 될 것입니다.

이 세상에 마음의 눈을 열지 못하면 재물에 눈이 어두워지고 권력에 눈이 어두워지고 명예에 눈이 어두워져 보이는 것에 애착하여 어두운 세상을 살게 됩니다.

우리는 신앙의 힘으로 마음의 눈을 열고 진실과 사랑의 삶을 살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