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자의 의식 <루카 17, 7-10>

우리 사회는 시간의 흐름을 따라 하던 일을 중단하고 세상일의 뒤안길에 들어서게 되거나 하던 일에서 은퇴하게 됩니다. 어떤 이는 “저희는 쓸모없는 종입니다. 해야 할 일을 하였을 뿐입니다.” 하며 뒷일을 생각하지 않고 후배에게 뒷사람에게 맡기고 떠나가지만 어떤 이는 뒤를 돌아보며 자기 한 일을 자랑하거나 애착을 버리지 못하고 고민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나는 이런 사람인데 이런 일을 했는데." 하면서 공로의식에서 자유스럽지 못한 사람이 많이 있습니다.

이런 이는 은퇴 후에 행복한 삶을 살지 못합니다. 무덤에 들어간 선배를 생각하면서 자신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사람이 은퇴하기 전까지 자신이 한 일을 헤아리면 한이 없습니다.

사제가 주님을 위하여 한 일을 생각하면서 자기 위상을 높이려 하면 지금 만족한 삶을 살 수가 없습니다. 은퇴자의 일은 후배들의 일을 비판할 것이 아니라 지혜를 통해서 알려주고 더 나은 길을 가도록 이끌어 주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은퇴자는 자기 일에 대한 대접 받기보다 더욱 겸손하여 못한 일을 반성하면서 뒤 따라 오는 이들이 더 발전적이고 더 일을 잘하도록 이끌어 주어야 합니다. 은퇴자는 자기보다 잘하는 일이 있으면 칭찬해주고 용기를 더하여 주고 더 좋은 성과가 나오기를 기도하고 손뼉을 쳐주어야 합니다. 정계를 은퇴한 어느 정치인이 텔레비전 앞에 나와서 좌담회를 하면서 자기 공적을 내세우고 현 정치를 비난하는 말을 들으면서 자기반성부터 하지 자기가 정치할 때는 하지 않은 것을 생각지 않고 이러니저러니 말을 하는 것을 보고 정직하지 못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은퇴한 사람은 뒤를 돌아보지 않고 자기 한 일을 겸손하게 내려놓고 나는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고백해야 합니다.

저는 분명히 주님이 아니었으면 지난날 한 일은 불가능했으며 모두가 주님의 것으로 생각합니다.

오늘도 많은 사람이 자기 일에 지나친 애착이나 공로의식에서 자유로워지고 “저는 무익한 종입니다.”라고 고백하면서 살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