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의 기원 <마태 13, 54ㅡ58.>

나는 어디서 왔을까? 오늘 복음은 주님의 고향에서 주님의 가족관계를 들먹이고 주님의 출생환경을 경멸하며 주님을 믿으려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나는 어디서 왔는가를 따져보면 그리 이름난 가정에서 태어난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현재가 중요합니다. 무엇을 가지고 있는가도 아니고 어떤 권력을 가지고 있는가도 중요하지 않고 어떤 생각 어떤 말을 어떤 행동을 하는지가 중요합니다. 누구나 깊이 따지고 보면 그 인생 자체는 하느님이 아니면 생겨나지도 않고 모두가 하느님에게서 출생의 기원을 찾아야 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하느님께서 나서 하느님께로 돌아갑니다. 아무리 화려한 옷을 입고 권력을 가지고 있고 명성이 높다 해도 하느님이 아니면 존재 자체가 무의미합니다. 이는 태양이 없는 세상은 생명 그 자체가 존재 불가능한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굳이 출생의 조건을 따져서 '이런 사람, 저런 사람' 하며 차별은 하느님 앞에는 무의미합니다. 민주주의니 모든 사람은 평등하니 하는 근거는 바로 모두가 하느님을 근거로 하기 때문입니다. 세례성사 후 하느님에게서 새로 태어난 사람으로 모두가 하느님의 백성이라 이르고 이로써 모든 이가 하느님으로부터 태어남을 증명해줍니다. 공의회 후 성직자와 평신도의 차별을 없이 한 것도 오늘의 특성입니다.

하느님에게서 태어난 모든 이는 하느님의 사람이며, 하느님을 닮게 살고, 하느님의 뜻을 따라 사는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려고 누구에게나 믿음이 요구됩니다.

주님은 기적을 행하기 전에 언제나 "너는 믿느냐?" "예 믿습니다." 함으로 하늘에서 기적이 일어난 것같이 오늘도 기적은 우리의 믿음을 통하여 일어납니다. 용서하지 못하는 사람을 용서하는 것, 일치할 수 없게 느끼던 사람과 일치가 이루어지는 것, 자만심과 허영심에서 자유를 누리고 존경할 수 없는 사람을 존경하는 마음은 모두가 믿음을 통하여 일어나는 기적입니다.

저는 오늘도 하느님에게서 난 사람들이 서로 평등한 세상에서 자비와 일치와 사랑을 실천하면서 살기를 기도합니다. 우리는 한 형제이며 한 뿌리에서 나온 하느님의 사랑받는 평등한 사람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