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사도 <루카 10, 1ㅡ12. 17ㅡ20.>

평화는 그리스도 신자 단체만이 전하는 것이 아닙니다. 교회의 특권도 아니고 우리만 진리의 창구를 가진 것이 아닙니다. 더 나아가 사제들의 특권도 아닙니다. 추수할 일꾼이나 평화의 전달자가 적다는 말씀은 양에 있지 않고 질에 있다는 말씀입니다. 무위도식하는 일꾼이나 자기 의무를 망각한 일꾼은 수확물을 거둬들이지 못합니다. 교회 안에 마더 테레사가 있다면 교회 밖에도 마더 테레사 같은 평화의 사도들이 있습니다. 은막의 스타 오드리 헵번은 1992년 타계할 때까지 병든 자, 굶주리는 자, 외로운 자들의 평화의 사도로 살았습니다. 아름다운 입을 가지고 싶으면 예쁜 립스틱을 바르는 것이 아니라 진실한 말을 하는 사람이 되라고 하고 인간에게 손이 둘 있다는 것은 한 손은 자기를 위하여 한 손은 남을 위하여 사용하여야 한다고 하는 등 많은 유언을 남기고, 이를 실천하면서 살았다고 합니다.

우리 그리스도 신자들의 의무는 이런 아름다운 평화의 사도를 만들어 내는 공장이어야 합니다. 그저 미사에 나오고 기도를 하며 자기 필요한 것을 얻는 삶이 아니라 믿음으로 자기 성취, 자기만족이 아니라 가난하고 힘들고 어려운 이들을 찾아 힘이 되고 도움이 되고 참 평화를 나누어 주는 사도가 되도록 힘쓰는 것입니다. 우리는 많은 것을 가지고 성당 수, 신자 수나 헤아리고 사는 것이 아니라, 신자들이 교회에 순종하고 교회 발전을 위하여 일하는 것만이 아니라, 세상의 소외된 사람을 돌보고, 위로하고, 평화롭게 하고, 행복을 전해주는 일을 하는 하느님의 참 사도가 되어야 합니다. “너희 이름이 하늘에 기록된 것을 기뻐하라.” 우리는 많은 땅을 차지하고 많은 사람을 모으고 세상의 부와 권력과 명예 위에 있기보다, 하느님 나라의 참 평화 안에 사는 것을 바라고 지향해야 합니다.

집단의 이익이나 개인적 이익만을 위해서 일을 하면 자기가 가진 모든 것은 죽음으로써 끝나지만, 자기 이익을 초월하고 참 평화를 위하여 자신을 내놓는 사람을 통하여 평화가 넘치게 됩니다. 교회는 교회 확장이나 많은 신자를 위하여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평화의 사도를 만들어 내고 그들을 파견하고 그들을 통하여 고통을 당하는 이들이 평화의 길을 가도록 하는 것입니다.

저는 오늘도 평화의 사도들이 각 교회의 활동을 통하여 그 숫자가 많아지고 세상이 참 평화의 나라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부언하면 사제 수나 신자 수에 따라 하느님 나라의 가치인 자유, 평화, 기쁨이 있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 한 사람의 사제나 신자가 하느님의 사랑으로 무장되고 만나는 사람에게 평화를 전하는 사도들이어야 한다는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