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이 영원으로 <마태 10, 17ㅡ22.>

오늘 경축하는 우리의 탁덕 김대건 안드레아 성인은 짧은 생을 살고 사제 생활을 박해 중에 일 년 밖에 못하셨어도 순간이 영원으로 연결됨을 보여 주셨습니다. 오래 살고 오래 일을 한다고 그 일의 가치가 더 큰 것이 아니라 순간이지만 올바르게 살면 화살이 과녁을 맞히는 것같이 한순간의 일이 적중하여 가치를 산출합니다. 저는 이제 사제 생활 50년이지만 과녁을 맞추지 못해서 허송 생활 하는 것 같이 느껴집니다. 그러나 저에게 희망이 있습니다. “주님 저에게 주님의 일을 하다가 주님 앞에 가게 되니 행복합니다.” 하고 웃으며 죽을 수 있는 희망을 품고 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목을 이렇게 대면 편하게 나의 목을 칠 수 있겠는가.” 하고 목을 내어 놓으신 성인을 본받으려고 산다면 어느 순간 영원으로 넘어갈 수 있겠다는 확신을 하고 살아갑니다.

우리나라 사제들은 참으로 행복한 사제들입니다. 첫 사제이신 성 안드레아께서 귀한 목숨을 하느님을 위하여 바치어 우리의 모범이 되셨기 때문입니다. 저는 사제품 받을 때 누가 준 것인지는 모르나 내 책상 앞에는 빛이 바랜 안드레아 성인 상본이 있어 볼 때마다 다짐합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당신의 정신을 따라 살게 하소서.” 순간을 주님의 뜻에 적합한 지향을 두고 살아가면 나도 순간이 영원으로 통하는 통로가 되리라 믿습니다.

우리는 무엇을 많이 해서가 아니라 어떤 높은 자리에 올라서가 아니라 적은 일도 순간 포착을 잘해 주님의 제물이 되게 하고 순간 수간을 주님의 사람으로 살아가도록 힘쓸 때 순간이 영원으로 연결되어 그 줄을 타고 주님의 나라에 살게 될 것입니다.

오늘도 오도 아빠스님 "나를 데리고 대명동 성당 갈 수 있는가?" 사실 내일 다락방 미사도 드리러 나가야 하고 오늘 내일 수도자 피정 강론도 준비해야 하지만 “네, 가지요.” 응답하고 부지런히 준비하여 10시 30분을 맞추어야 합니다.

오늘도 모든 사제가 자신들이 하는 일이 김 안드레아 성인 같은 마음으로 하느님의 일에 전념하고 자신의 순간적인 복음적 삶이 하느님의 마음에 적합하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