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야 할 일<마태 8, 18ㅡ22.>

우리는 일의 순서를 다 바꾸면 일을 바르게 처리할 수가 없습니다. 또 자기 할 일을 다 하고 중요한 일을 처리하는 것도 제대로 일을 처리한다고 할 수 없습니다. 오늘 주님은 일의 우선순위를 알려주고 먼저 해야 할 일은 먼저 하라는 말씀입니다. 어떤 이가 중대한 일을 앞에 놓고 작은 일에 정신을 쓰면 큰일을 처리 할 수 없습니다. 저는 신학교를 가고자 할 때 집안의 장남이고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아서 제가 부제 때에는 가난이 극도에 달하였습니다. 그러나 그 책임을 뒤로하고 사제가 되겠다는 일념으로 수도원을 찾아온 지 어언 60년이 거의 지나고 있습니다. 그 당시 나를 오빠라고 따르는 여인도 있었는데 그 집 앞에 “나는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고 신학교로 간다."고 글을 쓰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왜관으로 올라왔습니다.

지금 생각하니 집도 돌보고 애인도 돌보고 하고 싶은 일도 할 마음이 있어 이 길을 가지 않았으면 하느님이 나에게 주신 사명을 다하지 못하고 그저 가정에서 부인에게 아이들에게 매달려 해야 할 일을 다 하지 못하였을 것입니다. 지금도 자유를 만끽하며 아침 일찍 주님을 찬양하는 시간이 있다는 것 참으로 감사하고 행복하게 생각합니다. 오로지 주님만 생각하고 주님의 이르심을 아침부터 감실 앞에서 듣고 하루의 삶을 산다는 것은 이름 있는 스승을 모시고 사는 것보다 중하고 큰일입니다.

'오늘 나는 무엇을 먼저하고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 행복을 전하는 사명을 미사 후 받았으니 주님과 함께 가난한 이, 소외된 이, 여러 가지 고통에 시달리는 사람을 만나야 하고 우선 구미 센터로 가서 지난 일을 반성하고 새로운 일을 계획하여 한 사람의 어려움을 보살피고 이끄는 일입니다.

많은 사람에게 주님의 사랑을 전하기 위하여 친절, 겸손, 배려 깊은 마음을 가지고, 긍정적으로 사건을 바라보고, 주님의 거처를 마련하는 것입니다.

저는 오늘도 각자가 해야 할 일을 알아서 행하고 언제나 모든 이 안에서 주님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