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려받으려 하지 말라 <마태 10, 7ㅡ13.>

우리가 받은 것은 하느님이 무상으로 주신 것이며 내 것이나 내 공로는 없습니다. “너희는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 저는 가끔 이 어마한 사제직을 생각하면 정신이 없어질 정도로 감사하고 주님을 찬미합니다. 그런데 이것은 내 것이 아니라 온전히 주님의 것이며 주님이 아니시면 아무것도 받지도 못하고 행세도 못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성사봉사나 말씀의 봉사는 보상받아야 할 것이 아니라 모든 이의 평화를 위하여 나누어 주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받는 사람은 평화로울 것이고 받지 않은 사람은 평화를 얻지 못합니다." 라고 하십니다. 저는 돌려받을 생각은 없지만 받은 사람이 행복하고 평화로운 삶을 살면 더 바랄 것이 없겠습니다. 창조자이신 하느님은 주시는 것 외 하시는 일이 없으십니다. 우리도 주님에게 받은 것을 주는 것 외 다른 일이 없어야 합니다. 땅에 뿌려 추수하는 씨앗도 땅도 내 것이 아니라 창조주의 것이며 우리는 빌려 받아 사용할 뿐입니다. 어떤 때는 자기 몸마저 내 것이 아니라 온전히 하느님의 것입니다. 그러니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야 합니다.

인간은 착각의 동물입니다. 자기 것도 아니면서 자기 것처럼 뻐기고 교만하고 무엇이나 된 것같이 행세합니다. 1998년 전국 수능 400점 받아 천재라고 하는 사람이 미국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자기가 제일이라고 하지 않고 "너 없이는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우리는 공동체로써 일하는 것이라서 나를 앞세울 것이 없다."고 합니다. 함께 더불어 사는 세상은 자기 행위에 보상을 받으려고 하지 않고, 모든 이가 행복하고 평화스러워야 합니다.

오늘도 나에게 주어진 모든 은혜를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 사용되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