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수 없는 사람 <마르코 11, 27ㅡ33.>

주님이 하시는 일은 누구에게 위임받은 일이 아니라 스스로 능력이 있어 하시는 일이었습니다. 수석 사제와 율법학자들은 법적 철차를 알고자 하였지만 알려 주지 않으시고 당신께서 하시는 일을 무슨 권한으로 하는지 알려주지 않으셨습니다. 그들은 주님을 알 수 없는 분으로 알고 함부로 대하였습니다. 하느님도 알 수 없는 분이어서 알고자 하면 우선 하느님과 깊은 친교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자연의 이치를 알고자 하는 자연 과학자는 알고자 하는 대상을 오랫동안 관찰하고 마음에 새기고 대화적이어야 그 이치를 알고 깨우칠 수 있습니다.

지금도 주님이 누구신지 알지 못하고 믿음의 삶을 살고 있는 이들이 많이 있으며 알고자 해도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주님을 믿고 사는 것이 자기 생활에 장애가 된다고 생각하면 '내가 믿는 주님이 참 구세주인가? 모든 몸을 다해 믿어야 하는가?' 알고자 하면서 알려고 하는 방법이나 노력을 하지 않으면 영영 알 수 없는 분이 됩니다. 주님이 알 수 없는 분이 되면 믿음의 삶은 형식적이고 습관적이 되고 친숙한 관계를 맺을 수 없습니다.

기도하는 사람이 그저 주님은 오늘 내가 필요한 것을 주시는 분으로만 알고 죽어서 만나는 분으로 안다면 주님을 안다고 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서로 알려지기 위하여 외적 이름이나 일어나는 일만 보거나 외형적 현실만 보면 서로 알 수 없는 관계가 됩니다. 하느님은 우리의 겉모양만 보시지 않고 우리의 내면을 보시고 한 사람 한 사람과 갚은 관계를 맺고자 합니다. 우리도 서로 깊이 알고 서로를 사랑하기 위하여 그 사람의 내면을 볼 줄 알아야 합니다. 주님의 내면을 깊이 알고 역사와 현실을 바로 분석하는 마음이 있고 순수하고 정직하고 열정적, 즉 사랑하는 마음이 있었으면 당신이 누구의 권한을 가지고 이런 일을 하는지를 물어보지 않고 주님을 알아보았을 것입니다.

오늘 저는 모든 이가 주님을 알기 위하여 기도와 주님의 말씀에 순수하고 열정적이며 정직한 접근을 하도록 기도합니다. 주님을 알아보기 위하여 입니다.